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이 27일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과 '친형 정신병원 강제 입원'에 대해 "인권침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언급했다가 여당의 반발을 샀다.
송 인권위원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인권위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이 전 지사가 형님 (강제입원) 하고 형수 쌍욕이 문제됐는데 폄훼할 생각은 없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고 질문하자 "저는 사실 그 부분에 관해서 별도로 제가 직접 또는 귀로 확인한 바는 없다. 다만 언론보도를 통애서 어떤 정도의 논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성 의원이 재차 "형님에게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형님을 소중히 다루고 가족과 협의해야 하는데 형과 형수한테 쌍욕을 하다 보니 과연 (이 전 지사가) 인권변호사로서 인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했는지, 대통령으로서 인권의 가치를 보호할 수 있을지 국민들이 의문을 갖고 있다"고 의견 표명을 요구하자 "성 의원이 파악하고 있는 사실관계에 입각하면 인권침해 문제의 소지가 있고 그 범주에 속하는 문제라고 하는 것을 누구도 이의제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송 인권위원장은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그 부분을 '인권침해다, 아니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 의견을 제시하는 것은 좀 다른 문제가 있다"고 신중론을 폈다.
송 인권위원장이 일부 인권침해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수진 민주당 의원(서울 동작을)이 발끈했다. 판사 출신인 이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법률특보단장을 맡았었다. 이 의원은 "여기 이 자리는 인권위원장이 그렇게 두루뭉술하게 답변하는 곳이아니다"라며 "이 전 지사의 욕설이나 강제입원 논란에 대해서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아느냐. 모르면 모른다고 하고, 가정적인 주장이나 사실에 대해서 평가·판단하는 듯한 말씀을 하면 안된다"고 언성을 높였다.
특히 이 의원은 "사실관계를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지 자꾸 그렇게 (사실인 것처럼) 말씀하면 위증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위원장과 이 의원은 판사 선후배 사이다. 송 위원장은 사법연수원 12기(1982년), 이 의원은 사법연수원 31기(2002년) 출신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송두환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