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은 해외직구 금지 철회 파동을 계기로 정책 조율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협의회'를 신설하고 매주 한 차례 회의를 열기로 했다.
당정대는 22일 모처에서 첫 정책협의회를 비공개로 열고 이 같이 결정했다. 회의에는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국민의힘 정점식 정책위의장, 대통령실 성태윤 정책실장,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이 참석했다.
정책협의회는 국정 전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고위 당정대 협의회와 달리 정책에 집중한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교체될 때마다 고위당정협의회 개최를 통한 공조 시도가 반복돼왔지만 '정책'에 방점이 찍힌 협의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함께 당정대는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이 참여하는 기존 고위 협의회도 매주 일요일 여는 것으로 정례화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정정책협의회를 매주 정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대부분은 비공개"라며 "필요에 따라 '공개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으면 홍보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도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당 정책위의장, 대통령실 정책실장,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여하는 고위당정정책협의회를 정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라며 "국민생활과 밀접한 정책을 중심으로 당과 한층 더 긴밀하게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주 일요일 개최하는 고위당정협의회는 당정 간 정책뿐 아니라 국정 전반에 대한 큰 틀의 논의가 진행된다면 정책협의회는 정책적 측면에서 더욱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진다"고 실무당정협의도 예고했다. 또 정책실장 주재 수석비서관 정책 차담회에서 주요 사안 점검 관리를 강화한다고 전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열린 여당·정부·대통령실 비공개 협의회에서 해외직구 차단 혼선에 대해 정부를 질책했다. 20일 당 비대위원회의에선 "당정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질 경우, 당도 주저 없이 정부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16일 다음달부터 80개 품목 해외 직구에 KC인증을 의무화한다고 발표했으나 19일 추가 브리핑을 통해 '유해성이 사후 확인된 제품'에만 해당한다고 후퇴된 입장을 내놨다. 20일 대통령실이 대국민 사과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사전 의견 수렴과 대언론 설명 강화 등 재발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이후 당정 간 중요정책 사전점검을 위해 이날 첫 정례 고위당정정책협의회가 열렸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무급 정책협의회도 별도로 진행할 예정으로 추 원내대표는 "여러 형태로 있을 것"이라며 "비공개 회의는 일시·장소·참석자·안건 등 어떤 것도 공개하지 않겠다"고 해뒀다.
김미경·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지난 5월20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외 직접구매(직구) 차단 조치 논란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연합뉴스 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