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의 명품 전문점들이 MZ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6일 올해 1~9월 현재까지 자사가 운영 중인 10개 브랜드 명품 전문점의 MZ세대 매출 비중이 2019년 41%에서 68%로, 27%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현재 청담동에 셀린느, 끌로에, 사카이, 알렉산더왕, 엠포리오 아르마니 등의 명품 브랜드 전문점 10곳을 운영 중이다.
최근 유동인구가 많은 복합몰이나 백화점에서의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상대적으로 인파가 적고 단독 매장이 몰려있는 청담동 쇼핑가에서 명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는 게 이 회사의 분석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관광지를 방문하듯 청담 일대를 돌며 명품 매장을 방문하는 '도장 깨기'가 새로운 놀이문화로 정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은 셀린느 매장에 가서 가방을 사고 다음날은 디올 매장에 들러 카페 디올에서 커피를 마신 뒤 바로 옆 루이비통 매장에 들러 그림을 감상하는 식이다.
명품 전문점은 브랜드의 모든 상품 라인을 한 공간에 보유하고 있는데다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 콘셉트를 모두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감성적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증' 문화에 친숙한 이들은 명품 전문점을 방문해 제품을 구매하거나 다양한 경험을 즐기며 인증샷을 찍어 SNS로 공유한다. 이에 신상품이나 새로운 이벤트 등이 자연스레 입소문을 타고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감각적인 건물 외관 덕분에 '인증샷 성지'로 소문난 셀린느 청담 전문점은 2019년 대비 올해 2030세대 고객 수가 220% 증가했다. 2030세대 고객의 구매 금액 또한 같은 기간 2배 넘게 증가했다.
콜라보레이션 스니커즈가 출시 족족 매진되며 리셀(재판매) 시장에서 수십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브랜드인 사카이는 청담 전문점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제품들이 2030세대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사카이 청담 전문점의 MZ세대 구매 고객수는 2019년 동기 대비 81% 늘었다.
또한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이탈리아의 패션 매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이국적인 분위기의 매장이 인기를 얻으며, 올해 청담점의 2030 고객이 2019년 대비 80%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명품 매장 도장깨기 문화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만큼 MZ세대가 쇼핑과 놀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마케팅을 기획 중"이라면서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브랜드의 가치와 서비스, 혁신으로 고객들이 시간을 내서라도 일부러 찾아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