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1일 "코로나19 극복해나가는데 정부의 역할 못지않게 금융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면서 "다만, 금융을 이끌고 뒷받침하고 있는 한국은행의 역할이 조금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과 금융권이 더 적극적으로 코로나19 극복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지만 집권여당의 '은행 탓'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윤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폴리뉴스·상생과통일포럼의 '코로나19 위기극복과 새로운 도약, 금융의 역할은?' 토론회에서 인사말로 "한국은행이 지난해 8조원 정도의 출자를 하기로 했었는데, 5분의 1정도밖에 약속 이행을 안 했던 것을 얼마 전에 확인했다"면서 "한국은행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른나라 중앙은행처럼 양적 완화뿐만 아니라 질적 완화, 나아가서는 조금 더 포용적 금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뒷받침을 할 때 '금융이 더욱더 위기 극복의 중요한 기관으로 역할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윤 비대위원장이 문제 삼은 것은 한국은행이 BBB등급 회사채를 발행하는 대기업을 지원하려고 설립한 산업은행 SPV(특수목적기구)에 출자하기로 약속했던 8조원이다. 한국은행은 현재까지 8조원 중 3조2000억원 상당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집행액이 많지 않은 것은 기업들의 지원 요청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금융권의 설명이다.
포럼에 참석한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금융권에 대출금리 인하 방안을 요구했다. 그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금융의 역할은 고통을 분담해주는 것"이라며 "한은의 기준금리가 0.5%인데 대출금리는 3~4% 정도가 된다. 적어도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대출금리를) 1%포인트 정도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금융권을 향해 "1년에 수십조씩 돈을 버는데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윤후덕 의원 역시 "선거 당시 은행 창구에서 '정부 방침 때문에 대출할 수 없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그 얘기를 듣고 (재·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을 심판한 것 같다"고 했다.
민주당 대권잠룡 중 한 사람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포럼 축사에서"주식시장도 그렇고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고 유지·관리할 수 있던 건 금융의 역할이 컸다"면서 "코로나19가 끝난 다음에는 회복이 중요하다. 일상 회복도 중요하지만 일상의 회복이 가능하려면 경제회복이 중요하다. 경제회복에 금융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