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 노사 격돌] "가뜩이나 힘든데" 기업 생존까지 위협… `업종별 구분적용` 요청

입력: 2021-04-20 14:58 박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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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쇼크 1년 기업 75.8% 피해 심각
4차 대유행 현실화땐 줄폐업 우려
反기업법 가중으로 역대최악 상황
"중위임금 대비 60%수준 관리를"

[최저임금위 노사 격돌] "가뜩이나 힘든데" 기업 생존까지 위협… `업종별 구분적용` 요청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중소기업과 소상공입들은 하루 하루 생존을 위해 사투중인 상황을 고려해 올해 최저임금 논의는 안정적 기조를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의 생존위기를 심각하게 인식하고 최저임금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논의가 20일 시작된 가운데 재계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와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관철시키기 위해 압박을 가할 경우 그렇잖아도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더는 버티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 초 국내 업체 302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 1년, 산업계 영향과 정책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75.8%는 매출 감소 등 실질적 피해가 발생했고, 10곳 중 1곳(8.3%)은 '생존까지 위협받았다'고 답했다.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있긴 하지만,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현실화 할 경우 영세 자영업자들이 더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이야말로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3월 공개한 '2020년 최저임금 미만률 분석결과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법정 최저임금(시급 8590원)도 받지 못한 근로자는 319만명에 이른다.

작년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2.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상위권(29개국 중 6번째)에 도달했으며, 우리 산업 경쟁국(G7) 가운데 이미 최고 수준인 만큼 최저임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재계쪽의 주장이다.

특히 주요국과 비교해 낮은 노동생산성 등 제조 경쟁력이 갈수록 열악해지는 상황에서 최저임금 부담이 가중될 경우 일자리의 해외 유출이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여기에 조만간 시행될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개정 노동조합법까지 더해지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역대 최악의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의 규모가 작을 수록 압박의 정도는 더 심하다.

한 중소 자동차 부품업체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기술력 수준이 올라오면서 이제는 국내 업체들도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최저임금 상승으로 중국 대비 원가 경쟁력을 잃은 지 오래"라며 "그렇다고 대기업이 최저임금이 오른 만큼 납품 단가 인상을 해주는 것도 아니기에 협력사만 죽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2년 연속으로 경영계 요구가 관철된 만큼 더는 밀릴 수 없다는 강경한 자세여서 재계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최저임금 수용성 제고를 위해서는 향후 상당 기간 최저임금 안정을 통해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이 60%를 넘지 않는 수준에서 관리해야 한다"며 "업종에 따라 천차만별인 경영환경을 고려하여 최저임금 구분적용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한국경제연구원 제공>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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