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통신사 LG유플러스와 대리점에 총 7500만원의 과징금·과태료를 부과했다. 대리점에 개인정보를 위탁한 통신사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제재한 첫 사례다.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1월 통신사 대리점 등의 개인정보 불법거래에 대한 조사 요청 민원을 접수해 조사에 착수한 뒤 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행정처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LG유플러스가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한 대리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고, 이로 인해 대리점 등이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확인했다. LG유플러스의 2개 대리점은 초고속인터넷 회원가입 업무를 엘지유플러스의 동의없이 매집점에 재위탁하고, 고객정보시스템 접속계정을 권한이 없는 매집점과 공유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집점은 유선인터넷 서비스 가입희망 고객정보를 각종 광고 등을 통해 자체수집하거나 타 판매점으로부터 제공받아 통신사 영업점에 판매하는 곳을 뜻한다.
위원회는 LG유플러스가 수탁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행위에 대해 1160만원의 과징금, 고객정보시스템에 대한 접근통제를 소홀히 한 행위에 대해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수탁자인 대리점에는 △개인정보 처리를 매집점에 재위탁시 위탁사의 동의를 얻지 않은 행위 △권한 없는 자의 이름으로 고객정보시스템 접속계정을 부여받고 이를 매집점과 공유한 행위 △개인정보 암호화를 위반한 행위 등에 대해 총 23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매집점에는 △주민등록번호를 법적 근거 없이 수집·이용한 행위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한 행위 △개인정보 처리시스템에 대한 보호조치를 소홀히 한 행위 등과 관련해 총 3020만원의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했다.
윤종인 개인정보위원장은 "대리점의 개인정보 오·남용에 대해 위탁사인 통신사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도록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제재뿐 아니라 통신사와 대리점의 개인정보 규정 위반행위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국민의 생활 속에서 국민의 개인정보가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8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