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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빚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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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의 '지급결제 감독' 무리수
금융혁신기획단 영구 존속 목적?
"지급결제 제도 업무근거 미약"
충돌빚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자료=금융위)


금융위원회가 의원입법 형식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으로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감독야심을 드러내자 무리한 법률 추진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금융위 설치에 관한 법률상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업무 근거가 미약하고, 빅테크 등에 대한 감독 업무 수행과 지급결제의 안정성을 혼동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시조직인 금융혁신기획단의 업무를 영구화하기 위한 기형적인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현행 법률 체계에서 금융위의 지급결제 제도에 대한 권한은 대통령령에 기반하고 있다. 대통령령인 '금융위원회와 그 소속기관 직제'는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의 39개 업무분장 중 하나로 지급결제제도의 운영기준·지급결제수단 및 결제중개기관에 관한 사항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다. 금융위 설치 근거가 되는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지급결제 관련 규정은 전무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금법 개정안은 금융위의 업무 범위에 지급거래 제도와 전자금융업자, 전자지급거래청산업자에 대한 감독업무를 추가했다. 금융위 금정국장이 맡고 있던 업무를 법적 근거도 없이 금융위 고유 업무에 집어넣은 셈이다.

더구나 전금법은 금융위 내 한시조직인 금융혁신기획단 단장의 업무 중 일부(전자금융거래·전자금융업에 관한 정책의 수립 및 전자금융업자 등에 대한 허가·등록·감독) 일부일 뿐이다. 이번 전금법 개정안이 직전 금융혁신기획단장인 권대영 국장(현 금융산업국장)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금융혁신기획단을 영구조직화하려는 시도라는 해석도 있다. 금융혁신기획단은 2021년 7월31일까지만 존속하는 한시조직이다.

금융결제원에 대한 감독권 역시 법적인 논란 대상이다.

전금법 개정안에서 문제가 된 금융결제원에 대한 포괄적 감독은 옛 재정경제부에서 이관받은 사단법인에 대한 설립허가권이다. 현재 금융결제원은 총리령인 '금융위원회 소관 비영리법인의 설립 및 감독에 관한 규칙'에 따라 금융위로부터 주기적으로 업무감사를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금법 개정안은 민법상 사단법인으로 설립·운영 중인 금융결제원을 전자지급거래청산업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의제했다. 이미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을 수행하고 있기에 별도의 허가를 받지 않도록 하되, 금융위의 감독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함의가 숨겨져 있다.또 금융결제원의 소액결제시스템 업무 중 한은의 감시권한에 대해서만 감독대상에서 제외하되, 지급결제제도 전반에 대해서는 정부와 중앙은행이 협력한다고 규정해 한은의 역할을 축소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자금융거래의 법적 기초를 위해 만들어진 전금법으로 빅테크 등 전자금융업자에 대한 감독을 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은행이 담당하는 지급결제 제도 감시(oversight) 기능과 금융감독당국의 금융기관 감독과 규제(supervision and regulation) 기능을 혼동해 자칫 지급결제제도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금법 개정안의 핵심은 빅테크 등 대형 핀테크업체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들이면서 감독하는 것"이라면서 "과연 전금법이 핀테크에 대한 감독수단으로 적절한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급결제 제도 감시기능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중앙은행이 담당하는 고유 업무이고, 개별 금융기관의 건전성에 초점을 금융감독과 달리 지급결제제도 참가기관 간의 상호관계에 초점을 두고 있다.

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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