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종합부동산세 납부 고지를 받은 사람이 74만4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4만9000명(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지세액도 4조2687억원으로 9216억원(27.5%) 늘었다. 고지인원과 세액 모두 역대 최대다. 특히 세액 규모는 그간 시장에서 예상했던 3조5000억원 수준보다 무려 7000억원 이상 높았다.
25일 국세청은 2020년분 종부세 납세의무자에 납세고지서와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종부세는 매년 6월 1일을 과세기준일로 하고 소유 주택이나 토지의 공시가격 합계가 자산별 공제액을 초과하는 사람이 부과 대상이다. 주택 공제액은 6억원(1세대 1주택자는 9억원)이며, 종합합산 토지와 별도합산 토지 공제액은 각각 5억원, 80억원이다.
종부세율이 변하지 않았는데도 지난해보다 세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과 공시가 현실화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종부세 과세표준을 산출하기 위한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종전 85%에서 90%로 높였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내년 95%, 2022년 100%로 순차 인상된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 대상은 66만7000명이다. 작년보다 14만7000명(28.3%) 늘어났다. 세액은 5450억원(42.9%) 증가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39만3000명)이 58.9%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세액으로 따지면 1조1868억원으로 전체의 65.4%다. 작년에 비하면 9만5000명(31.9%), 3571억원(43.0%) 각각 증가했다. 이어 경기도가 14만7000명(2606억원)으로 3만명(25.6%) 늘었고, 세액은 729억원(38.8%) 증가했다. 종부세 고지서를 받는 10명 중 8명은 서울이나 경기도 주민인 셈이다.
이밖에 종부세 대상자 증가율이 높은 곳은 대전(57.1%), 강원(50.0%), 광주(40.0%) 등이다. 세액 기준으로는 제주(244.1%), 대전(100.0%), 세종(63.0%), 경남(62.1%) 등이 높았다. 울산은 유일하게 세액이 줄었고 인원도 큰 변동이 없었다. 작년에는 주택분 종부세를 냈지만 증여와 매매 등을 통해 벗어난 경우까지 고려하면 올해 새로 주택분 종부세를 내게 된 인원은 최소 14만7000명을 넘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처럼 폭증한 종부세 부담은 내년 더 늘어날 전망이다. 1주택자 종부세율이 0.1~0.3%포인트(p) 오르기 때문이다. 3주택자와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도 각각 0.6∼2.8%p씩 오른다. 법인은 2주택 이하와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2주택)에 각각 최고세율 3%와 6%가 일괄 적용된다. 올해 급격히 오른 부동산 가격이 내년 공시가격에 반영되고,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높아져 과세액은 더 많아질 예정이다.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 상한도 300%로 높아져 보유세가 최대 3배까지 뛸 수 있다. 법인은 보유세 상한이 아예 폐지된다. 반면 고령자 공제율은 10%p 높아진다. 장기보유 공제를 합친 공제한도도 70%에서 80%로 상향되면서 1주택자에 대한 세액공제 폭이 더 커진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한편 국세청은 이날 종합부동산세 간이세액계산 프로그램을 홈택스에 게재했다. △공시가격 △조정대상지역 여부 △감면사항 등을 입력하면 2022년분까지의 종부세를 산출해볼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다만 세부담 상한을 반영하지 않아 실제 부과되는 세액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국세청은 올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가 고지됐다고 25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지역 아파트.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