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역할땐 대출모집인 해당
포털서비스 업체도 금소법 대상
숙지의무 부과 설명서 건네줘야
소비자 재산상 손실피해 커질땐
금융상품 판매 중지 긴급조치도
포털서비스 업체도 금소법 대상
숙지의무 부과 설명서 건네줘야
소비자 재산상 손실피해 커질땐
금융상품 판매 중지 긴급조치도
내년 3월 시행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약칭 금소법)의 구체적인 윤곽이 나왔다. 금융회사는 금융상품을 판매하기에 앞서 상품 내용을 숙지해야 하고,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사후적으로는 보험료와 대출금, 투자액의 50%에 해당하는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될 수도 있다. 금융당국은 소비자에게 심각한 재산상의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 금융상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도 있다.
27일 금융위원회는 내년 3월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적용대상·진입규제·내부통제·영업규제·소비자권리·분쟁조정·감독제재 등 7개 부문에 대한 시행령을 발표했다. 20대 국회에서 관련법을 통과시킨 뒤 금융당국 차원에서 처음으로 나온 세부안이다.
우선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이해관계자 대부분이 내부통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 지배구조법에는 상품을 판매하는 금융회사만 제도를 도입해야 했지만, 금소법에서는 대리·중개업자와 자문업자도 포함됐다. 이에 규율범위도 금융사 임직원에서 대리·중개업자까지 확대됐다.
네이버같은 포털 서비스 업체는 직접적으로 금소법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기능별 규율 체계에 따라서 대출 플랫폼 역할을 한다면 대출 모집인에 해당돼 금소법 적용을 받게 된다.
이명순 금융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은 "포털 서비스라는 이름만으로 금소법 적용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금소법이 기능별 규율체계로 돼 있어서 규율대상이 되는 기능을 수행하면 금소법의 적용대상이 된다"면서 "만약에 네이버나 다음이 온라인 대출 플랫폼 영업을 한다면 대출모집인으로서 대출성 상품의 대리·중개업자의 하나로 금소법의 적용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내부통제기준은 기존에 발표된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에 따라 소비자보호 전담조직 설치와 상품 판매 전후 관리감독을 골자로 한다. 통제기준 마련 뒤에도 민원이나 금융감독원 검사 등을 통해 미흡한 부분이 지적되면 금융사 스스로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 상시근로자가 5명 미만인 영세법인은 의무가 면제된다.
이명순 금융위원회 소비자보호국장은 "지배구조법상에도 내부통제기준이 있었지만 금소법에서는 소비자보호에 초점을 두고, 임직원뿐 아니라 대리중개업자까지 관리대상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은행법이나 보험업법 등 개별법에 산재한 '6대 판매규제' 원칙도 전 금융권을 아울러 적용된다. 주요내용은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금지 △부당권유금지 △광고 규제 등이다.
적합성·적정성 원칙은 상품판매 시 투자자성향을 파악할 때 '평가기준'과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내용이다. 기존에는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을 반영한 결과다.
특히 금융상품 판매자가 상품성격을 인지하도록 한 '숙지의무'는 소비자보호 수준을 한층 높였다는 평이다. 과거에는 자산운용사(제조업자)가 만든 상품을 은행(직판업자)이 판매해도 별다른 절차가 없었다. 하지만 금소법이 적용되면 상품 설명서를 직접 작성해 줘야 한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판매 등 불완전판매를 억제할 방안으로 보인다.
사후 제재도 강화된다. 징벌적 과징금의 부과 한도 기준을 투자액이나 대출금의 50% 이내로 규정해 거래규모가 클수록 제재강도가 높아지도록 했다. 소비자의 피해가 발생한 경우 금융상품의 판매 제한과 금지 명령을 할 수 있는 '판매제한명령'의 요건도 규정됐다.
상품구조나 영업방식이 복잡해 일반 소비자가 위험도를 사전에 알지 못할 가능성이 높거나, 이미 소비자 손실이 발생한 뒤에도 피해 확대가 예상되는 경우다. 금융위는 발동요건이 추상적이라는 지적에 긴급조치의 성격상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판매제한 명령은 긴급하게 조치를 해야 하는데 포괄적으로 해놓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 시점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래서 기본적인 운영방향을 시행령에 규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법안이 적용되는 대상도 은행, 보험, 금융투자 외에도 신협, P2P업자(온라인투자연계업자), 대부업자 등으로 확대됐다. 다만 농협, 수협과 같은 상호금융과 우체국은 특수성을 고려해 향후 보완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금융상품을 취급하기 위해 대출모집인과 독립자문업자의 등록 요건도 신설됐다. 대출모집인이 온라인으로 영업하기 위해서는 보증금 5000만원을 예치하고 소비자 이해상충 방지 알고리즘 등을 탑재해야 한다. 자문업자도 유사한 수준의 규제가 적용된다.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이 도입되어 소비자 권리도 늘어난다. 소비자는 별도의 요건 없이 대출성 상품 14일, 보장성 15일, 투자성 7일 이내에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금소법 위반 사실 등을 근거로 계약해지도 가능하다.
황두현기자 ausure@dt.co.kr
내부통제기준 제도 비교 | ||
구분 | 지배구조법 시행령 | 금소법 시행령 |
적용대상 | 금융회사(직접판매업자) | 직접판매업자, 대리·중개업자, 자문업자 |
규율범위 | 임직원 | 임직원 및 대리·중개업자 |
규율사항 | 위험관리 등 경영 전반 | 금융상품 판매·자문 관련 |
자료:금융위원회 | ||
금융소비자보호법에 포함된 6대 판매규제 주요내용 | |
① 적합성 원칙 | 고객정보를 파악하고, 부적합한 상품은 권유 금지 |
② 적정성 원칙 | 고객이 청약한 상품이 부적합할 경우 그 사실을 고지 |
③ 설명의무 | 상품 권유 시 또는 소비자 요청 시 상품을 설명 |
④ 불공정영업금지 |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소비자 권익 침해 금지 |
⑤ 부당권유금지 | 불확실한 사항에 단정적 판단을 제공하는 행위 등 |
⑥ 광고 규제 | 광고 필수 포함사항 및 금지행위 |
자료:금융위원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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