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26일 법무부·대법원·헌법재판소·감사원 등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한다. 여야는 지난 22일 윤 총장이 참석한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그를 배제하는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이번에 추 장관이 다시 출석하는 만큼 수사지휘권 발동의 정당성을 두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앞서 윤 총장은 당시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가) 근거·목적 등에서 위법한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며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강하게 비판했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이 장관의 부하라면 정치적 중립과 거리가 먼 얘기가 되고 검찰총장이라는 직제를 만들 필요도 없다"며 "일선 검사들은 (추 장관의 지사가) 다 위법·부당하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추 장관이 검찰청법을 위반하는 지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추 장관은 이후에도 "검찰총장은 법상 법무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또한 같은날 저녁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관련해 검사들의 비위를 은폐하거나 야당 정치인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했는지를 조사하기 위한 법무부-대검 감찰부 합동 감찰을 지시했다. 윤 총장에 대한 압박을 한 층 끌어올린 셈이다.
이에 추 장관이 오는 26일 윤 총장에 대한 작심 비판을 이어갈 경우,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부실수사의 책임 소재를 파고들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당은 한국전파진흥원이 옵티머스펀드와 관련해 수사 의뢰를 했음 당시 윤 총장이 이끌던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다면 대규모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야당은 추 장관이 임명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이 라임 사태와 관련해 사의를 표명한 점을 들면서 추 장관이 사실상 정해진 결론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은 또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수사 지휘에서 배제한 주요 의혹들이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나아가 여야가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정치적 중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검찰개혁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출범의 필요성을 놓고 공방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나온 검찰총장의 발언과 태도는 검찰개혁이 왜 그리고 얼마나 어려운지, 공직자의 처신은 어때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드러내며 공수처 설치의 정당성과 절박성을 입증했다"고 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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