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통신장비 단일수출 중 최대 규모
5년간 네트워크 솔루션 설치·보수
글로벌 시장 '빅3' 체제 굳힐 기회
5년간 네트워크 솔루션 설치·보수
글로벌 시장 '빅3' 체제 굳힐 기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년 전 미래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한 5G 장비 사업이 8조원 규모의 역대 최대 잭팟 수주라는 쾌거를 거뒀다. 특히 미국 1위 사업자 버라이즌을 상대로 거뒀다는 점에서 추가 수주와 함께 화웨이, 에릭슨 등과 함께 통신장비 빅3 체제를 굳힐 기회를 얻었다.
삼성전자는 미국 1위 통신사업자이자 이동통신 매출 기준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약 66억4000만 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고 설치, 유지보수를 하게 된다. 이 계약은 한국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으로, 삼성전자 작년 매출의 3.43%에 해당한다.
10% 초·중반대의 삼성전자의 5G 장비 시장 점유율도 이에 따라 크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6.6%의 점유율로 1위는 화웨이(32.6%), 2위 에릭슨(24.5%) 등에 이어 4위다.
삼성전자 측은 세계 최대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이자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 20여 년 만에 핵심 장비 공급자로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삼성전자는 작년 국내 통신사들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한 데 이어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에 5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본에서는 KDDI와 장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수주로 코로나19로 생긴 수출 공백을 메우면서, 많은 중소 협력사들의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회사 86개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5G 장비는 국내 부품 비중이 40∼60%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에 5G 장비를 대규모 공급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가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본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그간 일본은 물론 미국, 인도,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요 국가의 정부 관계자는 물론 글로벌 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마케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버라이즌의 고객들에게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5G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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