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내년이면 '지천명'을 맞이하는 만 49세의 새우깡과 34세 꽃게랑이 제과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10~20대의 SNS 트렌드에 올라타며 기존의 '오래된 과자'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12일 농심은 지난달 '깡 4종(새우깡·감자깡·양파깡·고구마깡)'의 매출이 역대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깡 4종의 월 평균 매출은 71억원 수준이었다. 반 년만에 월 매출이 40%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깡 시리즈의 매출 상승을 견인한 것은 다름아닌 가수 '비'다. 비가 부른 노래 '깡'이 올 초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이슈가 되자 농심이 새우깡의 모델로 비를 기용하며 '깡 열풍'에 함께한 것.
실제 소비자들은 농심의 비 기용에 대해 "깡 코인 탑승 완료", "1일 4깡하면 되겠다" 등 호의적인 반응을 보냈다. 출시 50년이 돼 가는 올드 브랜드가 10대들의 최신 트렌드와 함께하며 이미지 개선에 성공한 것이다. 비가 찍은 새우깡 광고 역시 유튜브 공개 40여일 만에 조회수 270만건, 댓글 2300개를 돌파했다.
농심이 이미 만들어진 트렌드에 타이밍을 맞춰 올라탔다면 빙그레는 스스로 트렌드를 만들어 낸 케이스다. 20년 가까이 신규 마케팅에 나서지 않았던 스테디셀러 과자 '꽃게랑'에 명품 컨셉트를 더한 '꼬뜨게랑'을 선보이며 SNS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낸 것이다.
빙그레는 최근 '뉴트로' 열풍을 업고 기성 제품에 로고만 넣어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는 업체가 늘면서 소비자들이 단순한 브랜드 마케팅에 피로감을 느꼈다는 것을 포착했다. 이에 프랑스어 느낌을 주는 '꼬뜨게랑(Cotes Guerang)'이라는 신규 브랜드를 만들고 '고계랑'이라는 가상의 디자이너를 출현시켰다. 꽃게랑 모양의 로고를 이용해 명품 스타일의 가방, 티셔츠, 로브 등을 제작했다. 제품뿐만 아니라 포장까지 명품을 연상케 했다. 여기에 가수 지코를 모델로 영입, 명품 이미지를 완성했다.
실제 꼬뜨게랑 굿즈는 출시되자마자 물건을 구하기 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본캐'인 꽃게랑 역시 매출이 배 이상으로 뛰었다.
무엇보다 35년 묵은 '낡은 브랜드'를 트렌드의 중심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우깡과 꽃게랑 모두 10대의 눈높이에 맞는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일신한 사례"라며 "오래된 브랜드라 해도 최신 트렌드를 과감하게 받아들인다면 '핫'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armijjang@dt.co.kr
농심 새우깡과 빙그레 꽃게랑이 최신 트렌드에 올라타며 제과업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각 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