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협상조차 불응, 재실사 수용 불가"
"계약금반환소송 불가피"
"LCC 자금지원 위한 자구노력 필요"
아시아나항공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체결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 계약이 무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향후 있을 계약금반환소송을 염두에 두고서 계약무산의 모든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는 입장도 내봤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기업금융부문장)은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HDC현산이 기본적인 대면협상조차 응하지 않고 있어서 계약무산이 현재로선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증자를 이행하거나 계약금 추가납입 등을 해야지만 시장의 신뢰를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인수 진정성이 있다면 만나자"고도 했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이 3일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제공 = 산업은행).
HDC현산이 요청한 재실사 요청에 대해서도 최 부행장은 "통상적인 M&A에서 재실사 요청은 없다. (재실사는) 기본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면서 "인수가 전제된다면 인수 후에 코로나19로 인한 영업환경이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제한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HDC현산이 요청한 12주간의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에 대한 재실사 요청을 명맥히 거절한 셈이다.
계약무산에 따른 계약금반환소송 가능성도 열어놨다. 최 부행장은 "계약금 반환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계약무산의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걸 회장도 "금호와 산은은 신의성실에 입각해서 최선을 다했다. 계약무산의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말했다.
HDC현산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구주 현금취득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지난 6월9일 거래종결 선행조건 미충족을 이유로 계약종결을 무기한 연기했다.
HDC현산이 최종적으로 계약무산을 받아들일 경우 HDC현산이 납부한 인수 이행보증금(2500억원) 몰취 여부를 둘러싼 다툼이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이 6월9일 밝힌 아시아나항공 SPA 거래종결 선행조건(자료 = HDC현대산업개발 공시)
HDC현산과의 계약 무산 이후 아시아나항공 관리 방안으로는 채권단 관리 절차가 예상된다.
최 부행장은 "출자전환을 통해 채권은행이 관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면서 "경영안정화가 이뤄지고 시장여건이 허락되면 빠른 시일 내에 재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 주체로는 사모펀드(PEF)보다는 대규모기업집단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부행장은 "대형 PEF는 (국토교통부의) 적격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 대기업그룹은 모두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LCC) 자금지원 가능성과 관련해 최 부행장은 "지난 2월 3000억원 지원의사를 밝혔고 현재 2000억원 지원이 완료됐다"면서 "추가 자금지원은 각사의 자구노력이 필요하다"고 여지를 남겼다. 자금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사업부 매각이나 통폐합, 자회사 정리, 대주주의 책임이행 등이 필요하다는 뜻이다.김현동기자 citizen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