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3월 폭락장에서 사들인 주식이 4개월이 지난 현재 500억원 넘는 평가차익을 내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의 책임경영 의지가 시장을 움직인 것으로 평가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 3월 19~25일 장내에서 현대차 주식 58만1333주와 현대모비스 주식 30만3759주를 사들였다. 이는 코로나19 '공포 장세'가 시작하던 시기다.
각각 6만9793원, 13만5294원인 평균 매입단가를 고려하면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 406억원과 현대모비스 411억원 등 모두 817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이후 지난 24일 기준 현대차 주가는 12만2500원, 현대모비스 주가는 20만3500원으로 반등했다.
정 수석부회장이 사들인 매입가와 비교하면 각각 75.5%, 50.4% 오른 상태다. 정 회장이 사들인 주식의 가치가 1330억원으로 불어나며 4개월만에 513억원(수익률 62.8%)의 평가이익을 내고 있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의 작년 연봉인 51억원의 10배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당시 정 부회장의 주식 매수에 대해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에 책임경영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지배구조와는 무관한 결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청와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뉴딜과 관련해 5년 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선도업체로 성공하겠다며 현대차그룹의 전략을 직접 소개하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한국판 뉴딜'에 대한 정 수석부회장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벌 총수들의 주식 매입은 쉽게 처분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익은 평가이익에 지나지 않지만, 향후 정 부회장의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정의선(화면)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실시간 화상 연결로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기·수소전기차 사업 방향 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