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영양가 없고 맛없는 밥'을 지칭하던 '개밥'이 변화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하면서 반려동물이 먹는 사료와 간식도 '최고급'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식품업계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원료만 사용한 '휴먼그레이드' 사료와 무항생제·유기농 간식·보양식 등 고급 반려동물 시장을 노린 상품들이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26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려동물 상품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4% 증가했다. 특히 인공색소와 합성착향료, 합성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무항생제 간식'이 큰 인기를 끌었다. 오리 안심 무항생제 육포는 전년보다 3배 이상 더 팔리며 전체 1위를 차지했고 2~3위도 오리와 닭고기를 사용한 무항생제 제품이 차지했다. 당근, 호박, 블루베리, 케일 등 친환경, 유기농 재료를 사용한 채소·과일류 간식 제품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관련 상품 수가 전년 대비 92% 늘어나는 동안 판매량은 무려 927%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00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집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식품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SSG닷컴에 따르면 초복을 전후해 6월 1일부터 7월 15일까지 35일간 반려동물용 보양식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취급 상품 수도 2년 전보다 3배나 늘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어린이날을 '개린이날'이나 '묘린이날' 등으로 부르는 등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려동물용 보양식을 챙기는 등 먹거리에 신경을 쓰느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주요 식품 기업들도 반려동물을 위한 고급 사료·간식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하림의 계열사인 하림펫푸드는 최근 반려동물 전용 아이스크림 '더리얼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하림펫푸드의 더리얼 아이스크림은 100% 휴먼 그레이드 제품으로 유당 분해 효소가 없는 반려동물을 위해 매일유업의 락토프리우유를 사용하고 합성보존료, 유화제는 넣지 않은 아이스크림이다. 하림펫푸드는 현재 휴먼 그레이드 사료인 '더 리얼'도 판매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반려동물식 브랜드 '듀먼'을 통해 다양한 휴먼 그레이드 자연 화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여름을 맞아 반려동물과 함께 보양식을 즐기려는 소비자들을 위한 삼계탕과 북어탕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5월 펫 전문 브랜드 '잇츠온펫츠'를 론칭하고 유산균 기술을 적극 활용한 반려동물 간식 '펫쿠르트'를 선보였다. 핵심 제품인 '펫쿠르트 리브'는 1포당 유산균이 100억CFU 들어 있는 반려동물 전용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민동기 하림펫푸드 대표는 "최근 몇 년간 '반려동물=가족' 이라는 인식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반려동물을 위한 진짜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