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약국·월마트 등 일시폐쇄
[EPA=연합뉴스]
미국이 흑인 사망으로 촉발된 대규모 항의 시위에 직면하면서 다시 '록다운'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해제로 경제 정상화에 기대를 걸었던 미국사회가 다시 얼어붙는 양상이다.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을 짓눌려 숨지면서 이에 분노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됐고 폭력시위로 격화돼 주요 도시의 상점들이 다시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대형마트 타깃(Target) 매장에 시위대가 난입해 금전 등록기를 부수고 물건을 약탈했다. 이에 따라 대형약국 체인 CVS, 유통업체 월마트,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 영업점 등이 일시 폐쇄에 들어갔다.
타깃은 지난 주말 200개 이상의 매장 영업시간을 단축한 데 이어 약탈 피해를 본 미니애폴리스, 애틀랜타, 필라델피아, 시카고, 오클랜드에 있는 매장 6곳을 장기간 폐쇄하기로 했다.
월마트도 항의 시위로부터 직원과 고객을 보호하기 위해 전국의 점포 수백곳을 일시 폐쇄하기로 했다.
월마트 대변인은 "폐쇄된 점포가 언제 다시 문을 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CVS는 격렬한 시위가 발생한 수도 워싱턴D.C.를 비롯해 20개 이상의 주(州)에서 매장 문에 빗장을 걸었다. CVS는 영업을 중단한 매장 숫자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필요하다면 매장 폐쇄 조치를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플도 일부 매장의 문을 닫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마존은 시카고와 LA, 시애틀, 미니애폴리스 등지에서 배달 영업을 중단하거나, 배찰 차량의 노선을 조정했다.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애틀란타 등 주요 도심의 상점가와 쇼핑몰은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약탈과 방화 피해를 보면서 도심 상점가들은 일제히 문을 닫았고, 진열창 앞에 합판 가림막을 설치했다.
야간 통행금지령은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주 방위군 투입도 늘고 있다. 사실상 제2의 록다운이 현실화하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전역의 40개 도시가 통금령을 발동했고,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넘는 26개 주가 방위군을 소집했다.
시위대의 폭력시위와 관련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이날 경찰 개혁을 주문하면서도 시위대를 향해 시위대의 격렬한 행위는 메시지의 정당성을 모호하게 한다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촉구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시위가 코로나19를 종식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전역은 봉쇄령 완화 시기와 맞물려 발생한 흑인사망 항의 시위로 코로나19 발병이 더욱 급증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한국 시간으로 2일 오전 기준 180만9109명, 사망자는 10만5099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왔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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