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외교·경제 갈등 '점입가경'
백악관의 對中제재 으름장 불구
국제적 비난에 아랑곳 않는 중국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 재점화
백악관의 對中제재 으름장 불구
국제적 비난에 아랑곳 않는 중국
홍콩 반정부 민주화 시위 재점화
홍콩=연합뉴스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태세에 미국이 잇단 경고를 날리며 중단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이에 대해 아랑곳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NBC,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다면 대중국 제재를 할 것이라는 경고를 다시 내놨다. 그는 "(홍콩 보안법이 제정될 경우)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서 남을 수 있을지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홍콩보안법이 제정되면 글로벌 자본 유출은 물론 홍콩의 '두뇌 유출'까지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홍콩보안법 제정이 "큰 실수"라고 말했다.
미국은 1992년 제정한 홍콩정책법에 근거해 홍콩 주권이 중국으로 반환된 후에도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별한 지위를 홍콩에 인정하고, 무역, 관세, 투자, 비자 발급 등에서 중국의 여타 지역과는 다른 특별대우를 부여해 왔다.
그러나 미국 등 국제사회의 이 같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이런 비난을 전혀 신경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홍콩을 억제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중국이 왜 국제 사회의 비난을 신경쓰지 않는지를 조목조목 분석했다.
이 매체는 중국의 이번 시도는 충동적 행동이 아니라 몇 달에 걸쳐 준비한 고의적 행동으로 진단했다. NYT는 중국은 국제 사회의 분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치러야 할 커다란 지정학적 대가는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뒤 행동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이 매체와 인터뷰한 장 피에르 카베스탕 홍콩침례대학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더는 반응에 신경쓰지 않는다. 왜냐면 이것은 생존, 일당체제의 안정성에 관한 문제이자 옛 소련의 운명을 피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홍콩은 점점 더 중국 체제의 불안정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3년에도 홍콩보안법을 추진했다가 대규모 반대 시위에 뜻을 접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데 다른 전문가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라나 미터 옥스퍼드대 중국센터장은 "중국의 경제는 2003년에도 커지고 있었으나 세계 2위는 아니었다. 지금은 경제적으로 거대국가"라면서 "이제 더는 독재에 대해 사과하지 않는 나라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감시하고 처벌하는 내용의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강해지자 홍콩은 다시 한번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이날에도 홍콩 도심은 '홍콩 보안법' 제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특히 우산혁명의 상징적 인물이 된 조슈아 윙은 5.18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은 한국을 향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홍콩의 투쟁을 잊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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