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창업 기업에 대한 엔젤 투자가 연간 약 5000억원 수준으로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초라한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엔젤 투자 소득공제 한도와 공제율을 올리는 등 세제지원을 늘리고, 법제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8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1997년 '벤처기업육성법' 제정 이후 국내 엔젤 투자는 서서히 증가해왔으나, 2018년 말 기준으로 5538억원 수준으로 전체 벤처캐피탈(VC) 투자액 3조4249억원의 16.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이 지난 2011년 기준 225억달러(약 30조원)로 전체 VC의 34%를 기록한 것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2월 1일부터 26일까지 국내 264명의 엔젤투자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문형·전문기업가형 엔젤(57.9%)이 가장 많았고, 이어 후견형 엔젤(32.6%), 기타(9.5%) 순으로 나타났다. 엔젤투자자가 투자하는 벤처기업 수는 평균 5.2개, 기업당 투자액은 9700만원, 연간 평균 투자액은 1억2000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엔젤투자자의 3년 기대수익률은 52.2%로 조사됐다. 엔젤투자가 활성화하지 못하는 이유로는 '엔젤투자 지원제도 미흡'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연구원은 현행 엔젤투자 소득공제 한도를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고, 공제율을 5000만원 이하는 100%, 5000만~7500만원은 70%, 7500만~1억원은 50%, 1억원 초과는 30%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엔젤투자 소득공제 적용 대상기업도 모든 벤처기업에서 가능한 최대 10년 내 창업기업(신사업)으로 조정하고, 올해 말로 사라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시도별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엔젤투자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엔젤투자촉진에관한법률'을 신설하거나 올해 2월 제정된 '벤처투자촉진에관한법률'에 체계적 지원제도를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국민의 엔젤투자 참여 확대를 위해 고액자산가, 전문직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자주 열고, 미국 뉴저지주처럼 성공한 벤처창업기업이 엔젤투자에 참여할 경우 코로나19 사태 극복까지 한시적으로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측은 덧붙였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박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부정적 경제충격 영향을 최소화하고, 질 좋은 벤처 일자리를 위해 재정투입 없이도 벤처 창업기업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선순환 창업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강남구 나라키움 청년창업허브에서 열린 '차세대 글로벌 청년 스타트업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