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사들도 코로나19 여파에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글로벌 공장이 셧다운 된 2분기에는 업황이 더 나빠질 전망이어서 재고부담이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위아는 올 1분기 차량부품사업 부문 공장 가동률이 92.2%로 전년 동기 대비 1.9%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현대케피코는 주력인 연료분사기(91%)와 센서(95%) 부문 가동률이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승용 자동변속기가 0.4%포인트 소폭 하락했고 승용 수동변속기는 1.1%포인트 상승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국내공장 가동률은 90.0%로 2.4%포인트, 해외공장은 54.1%로 9.1%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큰 편이었다. 이는 자동차와 직접적인 연계를 보이는 모듈을 생산한 여파로 특히 해외공장의 생산 규모(케파)는 국내의 2배가량 된다. 현대위아도 모듈을 생산하는 광주와 안산공장은 가동에 차질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모듈 부문을 제외하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크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외 사업장 모두 공장 가동률이 크게 하락한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대차의 경우 한국·북미·러시아공장은 7%포인트대, 인도·체코·남미 지역은 15~17%포인트나 하락했다. 기아차도 미국(-1.9%포인트)을 제외한 한국·슬로바키아·멕시코공장 가동률이 12~17%포인트가량 떨어져 코로나19 타격을 입었다.
자동차업계의 2분기 전망은 그리 좋지 못하다. 이미 4월부터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수출 규모는 절반가량 쪼그라들었고 이런 여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해외 공장들이 속속 가동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기본 3교대가 아닌 1교대 수준으로 부분가동 중이다. 여전히 해외 수출이 온전히 회복되기에는 시간이 필요해 업계에서는 2분기를 저점으로 보고 있다.
이는 1분기 생산한 제품의 재고부담으로 작용될 여지가 높다. 현대모비스의 재고자산은 올 1분기 중 2688억원이 증가해 지난해 1년치 증가폭(2712억원)과 유사했고 현대케피코는 381억원(전년 151억원), 현대위아는 402억원(전년 -1379억원) 각각 늘어 직년 1년치를 상회했다.
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코로나19 직격탄에 현대차처럼 환율 효과도 얻지 못해 20~30%대의 감소폭을 기록했다. 현대차가 내수 시장 집중으로 실적방어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수출 물량이 만만찮다는 점에서 부품사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업계 관계자는 "모듈 공장의 경우 자동차 생산이 멈추면 같이 멈추게 돼 일반 부품사와 비교되기 어렵다"며 "다만 다른 부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졌고 코로나19 사태 타격이 덜해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내수시장이 방어되더라도 수출 물량이 만만찮아 2분기는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며 "재고 부문은 현재 부담스런 수준은 아닌 상태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