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위기속 이 부회장 의지 반영
삼성전자 반도체 중심 통큰 투자
1분기 113.5%나 늘린 9조5335억
DS부문 등 5.6만명 고용 창출도
삼성전자 반도체 중심 통큰 투자
1분기 113.5%나 늘린 9조5335억
DS부문 등 5.6만명 고용 창출도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김민주 기자] 삼성전자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축에도 투자와 고용을 대폭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과 일자리 확대 약속을 지키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현실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유·무형자산취득액(투자액)은 9조5335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5조687억원(113.5%)이나 급증한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삼성전자의 전체 시설투자액 7조2971억원 가운데 82.8%(6조447억원)가 반도체에 집중됐고, 이는 전년 동기보다 67.1%나 늘어난 숫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에 이어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고 133조원의 초대형 투자계획을 내놓은 적이 있다. 이후 세계 2위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이미지센서 등 '잘 하는 것'을 중심으로 제품·공정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등 1위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디스플레이 역시 8336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해 전년 동기보다 무려 145.8%나 늘렸다. 당초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사업을 연내 정리하기로 하는 등 모바일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만 집중하는 쪽으로 사업을 축소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현장에 찾아가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고, 이후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차세대 QD(퀀텀닷) 패널 개발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부회장은 지난 3월에도 또 한번 현장에 방문해 "잠시도 멈추면 안된다"며 뚝심있는 투자를 당부했다.
고용 또한 꾸준히 확대하는 추세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임직원 수는 10만6877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2522명(2.4%)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주력으로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 채용이 집중됐고, 그 결과 전년 동기보다 5.5%(5만6045명) 늘어나는 등 고용 창출을 주도했다.
R&D 투자액 역시 5조3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74억원(9.3%) 늘어났다. 이는 2018년 4분기에 기록한 분기 기준 최고치(5조3200억원)를 경신한 것이다.
이는 어려울수록 미래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지난해보다 투자나 고용을 전반적으로 늘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부회장의 약속도 있지만,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코로나19 이후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반도체 업계 1위인 인텔은 올해 예상 설비투자액을 지난해보다 10억 달러 늘어난 170억 달러로 제시했다. 삼성전자 역시 이미 파운드리에 이어 D램 생산공정에도 EUV(극자외선노광장치) 라인을 도입하겠다고 하는 등 '초격차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각 부문별 탄력적인 투자 집행으로 효율성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측은 "2020년 시설투자는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집행할 것이며, 시스템반도체, 디스플레이 경쟁력 강화, AI(인공지능), 5G(5세대 무선통신)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계획대로 집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일·김민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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