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IT기업 재재 전면전 조짐
트럼프, 미중 거래 제한 1년 연장
화웨이, 통신시장 입지 위축될 듯
중국도 애플 등 美기업 보복 태세
트럼프, 미중 거래 제한 1년 연장
화웨이, 통신시장 입지 위축될 듯
중국도 애플 등 美기업 보복 태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공방으로 미국과 중국이 난타전을 벌이는 가운데, 양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애플, 화웨이가 대리전을 벌일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이 사태의 심각성을 은폐해 전 세계의 피해를 키웠다며 연일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고, 이에 맞서, 중국도 코로나19 중국 기원설에 대해 반발하며 미국과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당장, 미국은 코로나19 발원 책임을 물어 중국 화웨이의 목을 조이는 제재 방안을 연장했다. 이어 중국도 미국의 IT기업인 애플을 비롯해 퀄컴, 시스코, 보잉 등에 대한 무역보복을 시사하고 나섰다.
지난 1월 '1단계 미·중 무역 합의'로 봉합되는 듯했던 미·중 무역전쟁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2차 무역갈등으로 확전되는 모습이다. 특히 양국 정부가 무역보복의 상대로 각각 양국을 대표하는 애플, 화웨이를 지목하면서, 코로나19 사태로 큰 위기에 직면한 세계 IT 시장이 다시 큰 타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업체와 미국 기업 간 거래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2021년 5월까지로 1년 추가 연장했다.
미국의 특정 소프트웨어와 기술, 그리고 반도체를 화웨이가 취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로써 화웨이 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반도체 공급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아울러 스마트폰에 구글 모바일 서비스 탑재도 여전히 불가능할 전망이다. 미국의 행정명령 연장으로 결과적으로 중국 내수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통신 시장에서 화웨이의 입지는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장비가 중국 당국의 스파이 행위에 활용될 수 있다며 화웨이와 화웨이 계열사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린바 있다. 이에 대해, 화웨이는 자사 통신 장비에 인위적 정보 유출 통로인 '백도어'가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결국 미국 정부의 압박을 피해 가지 못했다.
실제로 화웨이는 미국 정부의 제재로 하드웨어 공급 차질, 특히 구글의 모바일 서비스를 스마트폰에 탑재할 수 없게 되면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올해 3월 글로벌 출시한 화웨이의 두 번째 폴더블폰 '메이트Xs'는 구글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채택하지 못해 화웨이의 자체 OS인 'EMUI 10'으로 구동되고 있다.
중국도 애플을 필두로 미국 내 IT기업에 대한 보복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선언했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애플, 퀄컴, 시스코, 보잉 등 미국 기업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 기업을 겨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퀄컴과 시스코, 애플 등 미국 기업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올려, 사이버 보안, 독점금지법 위반혐의로 중국법에 따라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들 타겟 대상 기업 중 중국에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는 애플이 직접적인 타격이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아이폰의 입지를 넓혀가는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 되면서, 중국내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올 초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유통점을 폐쇄한 후 중국내에서의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애플로서는 코로나19 진정세로 접어든 중국 시장에서 다시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지만, 코로나 발 미중 무역대전이 재발하면서 다시 위기를 맞게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안정화 되면서, 지난 3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평년의 80%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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