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이미정 기자] 국내 대표 전자부품회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지난해 실적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가격 하락으로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반면 LG이노텍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부품 판매 증가로 호실적을 달성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8조408억원, 영업이익 73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0.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6%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주요 거래선의 세트 수요 감소에 따라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및 카메라모듈, 경연성 인쇄회로기판(RFPCB) 등 주요 제품의 매출이 하락하면서 실적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같은날 실적을 발표한 LG이노텍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8조3021억원, 영업이익은 403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4%, 53% 늘어난 수치다.
카메라모듈 등을 생산하는 광학솔루션사업과 반도체 기판 등을 생산하는 기판소재사업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두 회사 모두 업황 개선과 사업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고밀도회로기판(HDI) 사업 규모 축소를 추진하고 있다. LG이노텍은 발광다이오드(LED) 사업도 단계적 사업 축소가 예상된다.
삼성전기는 핵심 사업인 MLCC 사업에서 턴어라운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5세대(5G) 스마트폰 시장 확대로 고부가 제품인 산업용 제품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향후 카메라모듈 시장은 고화소, 광학 줌 기능 등이 탑재된 멀티 카메라 채용이 확대될 전망인 점도 모듈 사업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부터 MLCC 의 이익률 턴어라운드가 시작되면서 이익 기대감이 현실화되기 시작할 것"이라며 "5G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가 확인되고 하반기 초고주파(mmwave)의 시장 개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도 애플의 신형 아이폰 판매 호조 등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차량용 모터와 통신모듈,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카메라모듈, 전기차용 파워 부품 등 전장부품사업도 성장세가 전망된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투자증권 연구원은 "5G용 반도체 기판을 제외한 기판의 사업 중단에 따라 장기 실적 개선이 추정된다"며 "전장용 LED에 집중하면서 향후 ZKW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주가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주가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6%, 12%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