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디자이너·브랜드 론칭까지… 유튜버 '기우쌤'을 만나다
30세 헤어 디자이너 겸 유튜버 '기우쌤'(이성규)이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었던 비결은 자신 앞에 있는 것에 묵묵히, 최선을 다했던 습관 덕분이다.
기우쌤은 자신과 같은 미용인을 위한 정보뿐만 아니라, 머리 스타일 연출이 마음대로 안 되는 일반인들에게도 쏠쏠한 팁을 주고 있는 헤어 전문 유튜버다. 머리를 자를까 말까, 염색을 할까 말까 하는 공감되는 고민에 대해서도 조언한다. 지난달 18일 서울 삼성동 DIA TV에서 유튜버 기우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자, 그에겐 한결같은 노력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기우쌤은 영상을 통해 자신을 응원하는 구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지만, 그는 당초 마케팅의 일환으로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이따금 영상을 올린게 다였다. 기우쌤이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한 유튜버를 헤어모델로 섭외한 뒤였다. 헤어모델 지원자로 알게된 유튜버 '혜서니'는 미용실을 방문한 브이로그 영상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고, 영상 덕에 기우쌤까지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기우쌤은 17세에 아르바이트로 미용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다기보다는 돈을 벌고 싶어 시작한 일이었지만, 꽤 잘 맞았고 "평생 직업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 자연스럽게 미용 분야 일을 해왔다. 학생 때부터 10년을 넘게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미용을 그만하고 싶었던 적이 없고 힘들때도 즐겨왔다고 말했다.
기우쌤에게는 '난 무조건 성공할거야' 라는 근자감(?)이 있었다. 성공하기 전까지 힘든 일이 있다면, 젊었을 때 빨리 겪어내자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는 평일엔 오후 10시까지, 주말에도 오전부터 미용실에 나와 일을 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쯤 되니 제 또래에 저만큼 하는 사람들이 없더라고요." 자신감과 이를 뒷받쳐주는 노력은 그를 또래 친구보다 한 단계 더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유튜브를 통해 활동 반경이 넓어진 기우쌤은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올리는 것은 물론, 본업인 헤어 디자이너 업무, 브랜드 관련 일, 여기에 강의까지 병행중이라고 했다. 365일 중 온전히 쉬는 날은 없다고 한 그는 그럼에도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본업 외에도 자신만의 헤어 제품 브랜드 '어네이즈'를 론칭했다. 맨 땅에 헤딩으로 시작했고 브랜드를 만든지는 2년이 채 안됐다. 그는 유튜브를 하면서 업체로부터 헤어 제품 콜라보와 관련된 문의를 받곤 했는데, 자신의 마음에 쏙 드는 물건을 찾기는 힘들었다. 기우쌤은 "그렇다면 내가 만들어보자 싶었는데, 너무 어려웠어요"라며 시행착오를 겪으며 지금까지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후배를 이끌어가는 선배 미용인의 입장에서 자신은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선배는 후배들에게 다양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기술적인 면을 돕거나 상담도 해주고 말이죠"라며 자신을 노력하는 선배라고 말했다. 또 그는 "미용계가 이직이 많은데, 저희 막내는 경력이 1년이 넘어요. 후배들도 저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것 같아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기우쌤은 자신이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경력보다는 그 시간을 어떻게 채웠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군대 전역 후 3년 반을 미용실에서 일하고 2014년에 디자이너가 됐다. 중간중간 자신을 찾는 곳에서 일일 근무를 하는 등 주어진 시간을 성실하게 사용했다.
꾸준히 열성적인 삶을 살아온 그에게 미용인을 꿈꾸는 학생 구독자들은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그는 "좋아하는 일과 잘하는 일 중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질문을 많이 하더라. 저는 무조건 좋아하는 일이라고 말해요"라고 말했다.
기우쌤은 "다른 사람들이 놀 때 같이 놀고, 쉴 때 같이 쉬면 성공할 수 없어요. 놀 수 있는 시간에 자신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어렵죠"라며 자신이 하는 일을 더 좋아할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365일 열정을 쏟으며 맡은 일에 임하고,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고, 후배들과 함께 성장하는데 힘을 쏟는 사람은 흔치 않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매진하는 것은 말로는 쉬워 보이지만 어렵다. 기우쌤에게 목표가 있는지 묻자 "과거에는 계획을 세우고 이루는 것에서 성취감을 느꼈는데, 어느 순간 보니깐 제가 계획하지 않아도 유튜브, 브랜드 론칭 등 다양한 것을 하고 있었어요. 생각이 트이고 시야가 바뀌니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이제는 목표가 없어도 무엇인가 열심히 해요"라며 "그래서 저는 따로 목표를 가지지 않고, 제가 지금 잘 할 수 있는 것,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요"라고 말했다.
끝으로 기우쌤은 유튜브 채널의 추후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원하는 미용인들의 니즈도 있다고 생각해요"라며 미용인들을 위한 영상을 더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인터뷰는 CJ ENM의 1인 창작자 지원사업 'DIA TV'와 함께 합니다.)
임소연기자 acha@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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