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대출 의존도 높은데
경기불황에 최저임금인상 악재
"향후 은행 건전성 리스크 우려"
경기불황에 최저임금인상 악재
"향후 은행 건전성 리스크 우려"
부실이 은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 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과 부동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이 결국 은행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2018년 말 은행대출(시중은행·지방은행·특수은행) 잔액을 보면 대기업 대출은 161조 원, 중소기업은 697조 원으로 각각 18.8%, 81.2%의 비중을 차지했다. 2016∼2018년 연평균 증가율은 대기업이 6.5% 감소한 반면 중소기업은 7.9% 늘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의 은행대출 건전성 위험요인 분석 결과를 보면 중소기업 부채의 예상손실률(EL)은 지난해 2.0으로 대기업 부채의 EL인 1.6보다 높다.
업종별로 봐도 은행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육박한 부동산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업의 예상부도확률(PD)과 예상손실률(EL)은 급증했다. 부동산업의 PD는 2017년 1.7에서 6.8로, 도·소매업은 7.7에서 12.6으로, 숙박·음식업은 1.1에서 5.6으로 급증했다. EL을 보면 부동산은 0.3에서 0.6으로 두 배 늘었고 도·소매업은 0.7에서 1.5로, 숙박·음식업은 0.1에서 0.9로 증가했다.
부동산업의 대출 증가율이 2014년 이후 연간 10%를 상회하고 잔액이 115조원을 기록하는 등 대출 비중은 2018년 말 전체 기업대출의 21%까지 확대됐다. 이 같은 부채 증가는 향후 수익성의 향방에 따라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도소매업 대출도 증가하고 있는데, 지난해 대출 증가세가 전체 증가세를 상회하며 차입금 의존도 확대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근 숙박·음식업의 대출 증가율은 연간 약 10%로 타 업종에 비해 특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이에 실제 은행권의 예상대손율(BL, 업종손실률의 대출 가중평균)은 2016년 1.39%에서 2017년 0.84%로 개선됐으나 2018년 1.38%로 다시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은행권의 경우 현재까지 상당히 높은 수준의 기업여신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 대출과 경기민감 업종인 부동산업·도소매업·숙박음식업에 대한 대출이 지난 수년간 급증했고, 동시에 이들 업종 리스크도 급상승했다"며 "이들의 급격한 대출 증가세는 주의해야 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리스크는 비단 은행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협회 소속 P2P금융업체 45곳의 평균 연체율은 8.5%에 달한다. 2016년 6월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5.79%였던 연체율은 올해 1월 6.79%를 기록하더니 2월과 3월에 각각 7.54%와 7.07%를 보이다 최근 8%를 넘어섰다. 2017년 4월 0.89%, 2018년 4월 1.77%에 비하면 약 10배, 5배 가량 높다. P2P금융협회 소속사 중 절반인 23곳은 연체율 0%이지만, 20%를 넘긴 곳이 8개사에 달한다.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대출 '뇌관'이 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이유다. 손상호 한국금융연구원 원장은 보고서 머리말에서 "지난 몇 년간 건설 등 취약업종의 한계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구조조정이 활발히 진행된 결과 대부분 업동에 걸쳐 회계적 측면에서 재무 안정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재무개선만으로 미래의 기업 신용위험이 감소할지는 불확실 하고 특정 업종에 대한 집중도가 증가했다는 사실만으로 건전성에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지 계량적으로 알기 어렵다. 은행대출 건전성도 기업부채 리스크와 연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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