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우주의 침묵은 희망인가?](http://contents.dt.co.kr/images/201905/2019052302102269660001[1].jpg "[논설실의 서가] 우주의 침묵은 희망인가?")
폴 데이비스 지음/문홍규·이명현 옮김/사이언스북스 펴냄
'광막한 우주에 지적생명체가 오직 인간뿐이라면 엄청난 '공간의 낭비'가 아닐까?'라는 말은 작고한 천체물리학자 칼 세이건(1934 ~1996)의 유명한 저서 '코스모스'에 나온다. 1997년 개봉된 영화 '콘택트'(Contact)에서도 이 말이 인용돼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이건은 무한에 가까운 이 우주에는 인류 외에도 지성체가 존재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세이건은 '외계 지성체 탐사 프로젝트'(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SETI)에 깊이 참여했던 과학자였다. 그 SETI가 내년이면 60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외계 지성체가 존재한다는 어떤 단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책은 SETI에 관여하며 '침묵'하는 우주가 인류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탐구한, 우주와 지성체에 대한 사상서다.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다면 지구와 비슷한 환경과 조건을 가진 행성에서 지구와 비슷한 생명이 탄생하리라는 믿음과 생명의 탄생은 지구에서 단 한 번만 일어난 우연의 사건이요 현상이라는 주장 사이에서 저자는 나름대로 엄정한 분석을 내놓는다. 저자는 우선 '지구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전형적인 행성이라면, 우주가 생긴 지 충분히 오래됐고 무수히 많은 항성과 그에 딸린 지구와 비슷한 행성이 허다한데 왜 지적 생명체가 지구에 도달하지 못 했는가'라는 페르미 역설(Fermi paradox)을 전제로 외계 생명체를 발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점검해간다.
저자 폴 데이비스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대, 호주 애들레이드대 교수를 거쳐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의 '과학 기본 개념 초월센터'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과학 저술가이자 커뮤니케이터로도 유명하다. 영국 BBC 등과 여러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도 했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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