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BMW코리아가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 폭탄'을 피했지만, 물 밀 듯 들어온 차량 소유주들과의 소송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정부의 화재사고 원인 조사 발표로 소송 승소 확률이 증가함에 따라 소송가액을 배 이상으로 높여 잡는 로펌도 줄을 잇고 있다.
24일 BMW 피해자모임 소송을 진행 중인 법무법인 바른은 이날 정부의 화재사고 원인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소송가액을 배 이상 높여 잡았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화재 미발생의 경우 5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으로, 화재발생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조정할 계획"이라며 "앞으로 소송 참가자 수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바른 측을 통해 소송을 제기한 인원은 1000여 명가량으로, 화재 미발생 소송자를 대상으로만 잡아도 소송가액은 최소 100억원으로 집계된다.
한국소비자협회가 진행 중인 BMW 차주 대상 집단소송에도 2000명이 넘는 소비자가 참가했다. 1차 소송에서 1226명, 2차 853명, 3차 295명 등 모두 2374명이다. 소송가액은 1인당 1500만원이다. 참가인원을 고려하면 모두 356억원에 달한다. 해당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해온 측 역시 이날 정부 화재사고 원인 결과 발표에 따라 소송가액 상향 조정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소송가액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로펌들이 소송가액을 높여 잡는 것은 그만큼 승소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BMW 화재사고를 조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은 화재사고 원인이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화재 발생원인으로 파악됐고, 쿨러 내 냉각수가 끓는 현상을 확인함에 따라 '설계결함'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BMW 측이 결함을 은폐·축소하고 늑장리콜했다고 보고 형사고발도 진행하기로 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정부 태도와 달리 이번 조사 발표는 굉장히 강경한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 결과 화재사고 원인이 회사 측에 있고 형사고발까지 이어진 만큼 민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