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사고만 10건...사고철 오명 쓴 국민의 발
김현미 사과에도...국토부 이번엔 교통 ‘우왕좌왕’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국민의 발' KTX가 달리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 최근 3주 새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구간에서 발생한 사고만 무려 10건에 달한다. 사고 책임을 물어 보직 해임까지 진행했지만,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면피용 문책'이란 의혹도 제기된다. 사고 때마다 마련하겠다고 한 '안전대책'도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오락가락' 임대주택 정책과 청약제도 개편 참사, 3기 신도시 건설 정보 유출 등 잇단 사고에 국토부의 '기강 해이'와 '탁상 행정'을 질타하는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9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 등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강릉선 KTX 열차 탈선사고는 초동조사 결과 남강릉분기점의 신호제어시스템 오류가 원인으로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일부 철도업계 관계자들은 개통한 지 1년이 지나지 않은 KTX 강릉선의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애초에 부실시공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KTX 사고로 국민 불안이 높아지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KTX 탈선사고 현장을 찾아 "철도 사고가 또다시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부터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사고에서 3주간 일어난 사고만 10건에 달한다. 지속하는 사고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국회와 국무총리까지 나섰지만, 무용지물이었다. 실제 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도 코레일 사장이 두 번이나 국민께 사과하고 사흘 전에는 국무총리가 코레일 본사를 찾아 강하게 질책하고 사고 재발을 막아달라고 지시했음에도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시인했다.
결국 김 장관은 또다시 '문책론'을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저희로서도 더는 이런 상황들을 좌시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코레일은 잇따르는 철도 사고와 차량 고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최근 차량 분야 총괄책임자와 주요 소속장 4명을 보직 해임한 바 있다. 다만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면서 책임자들에 대한 문책 자체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오히려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책임론이 더욱 강하게 제기된다.
KTX는 지난 2004년 개통해 서울에서 부산을 2시간 30분 만에 주파하는 '국민의 발'로 주목받았지만, 이제는 달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짧아진 소요 시간 만큼 고속철도의 주행속도는 시속 250㎞ 이상에 달한다. 선로 이탈 사고는 자칫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지난 8일 사고로 코레일의 안전대책 마련 약속은 또다시 물거품이 됐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KTX 강릉선 열차 탈선 사고가 예고된 '인재(人災)'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8일 논평을 통해 "현 정부 들어 임명된 코레일·그 자회사 임원 37명 가운데 13명이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낙하산'이 근본적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