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예진수선임기자] 기름값이 급등하는 데도 경차 시장이 쪼그라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고유가에도 내수시장에서 경차 판매가 20개월째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자동차산업협회는 "경차 수요가 소형 세단이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이동하면서 전년 동월과 비교한 경차 판매량이 20개월 연속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2년에는 경차는 연간 판매량이 20만2844대로 20만 대를 웃돌았지만 2014년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4년에는 18만6702대가 팔리며 20만대 선이 무너졌다. 2015년 17만3418대, 2016년 17만3008대로 떨어졌고, 지난해엔 13만8895대로 축소됐다.
올해 7월 내수시장에서의 경차 판매는 1만1068대였다. 전년 같은 기간의 1만1322대보다 2.2% 줄어드는 등 월 판매 1만대 선을 위협받고 있다. 올들어 7월까지 판매량도 7만317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1864대에 비해 10.6% 감소했다.
경차 인기가 시들해진 것은 현대자동차 코나와 쌍용자동차 티볼리 등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쪽으로 수요가 옮겨간 데다 큰 차 선호현상이 뚜렷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013년 1만1998대에 그쳤던 소형 SUV 판매량은 지난해 14만7429대로 불어났다. 불과 4년 새 12.3배로 성장한 것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차는 기아자동차 모닝과 레이, 한국GM의 스파크, 르노삼성자동차의 트위지 등 모두 4종이다.
경차는 가격이 싼 데다 각종 세제상 혜택 또는 주차·통행료 할인 등이 있어 유지비가 저렴한 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주행성능이나 안전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기대만큼 연비가 높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상승했다. 그랜저나 K7 등의 준대형 승용차과 수입 중형차 등이 '국민 중형차'로 불리던 쏘나타를 밀어내고 판매 호조를 보이는 현상도 소비자 구매력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는 게 자동차 전문가들의 얘기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