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예진수선임기자] 지난 4월 법정관리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한국GM 노사가 연구개발(R&D) 신설법인 문제를 놓고 5개월 만에 다시 파열음을 내고 있다.
한국GM 회생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의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법인 추진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문제를 둘러싼 사측· 비정규직 노조 간 대립이 중첩되면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금의 단일 법인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 2개로 이원화하는 인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GM 사측은 경·소형차 위주로 기능했던 디자인센터의 지위를 격상시켜 GM 본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급 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과 차량개발 업무를 가져오기 위해 연내에 R&D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GM 사측은 "유럽 오펠이나 중국 상하이GM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을 별도로 운영했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의 중국 법인은 생산을 담당하는 합작사와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별도 법인 '페이텍(PATAC)'으로 나뉘어있다.
이에 대해 한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치밀하게 계획된 또 다른 구조조정 음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GM이 단일 법인의 법인 쪼개기를 통해 제2의 공장 폐쇄 또는 매각 등 숨겨진 꼼수가 내포돼 있다"며 "당초 산업은행과의 합의서에도 없는 법인분리를 들고 나와 노조와 산업은행을 흔들고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법인을 분리한 뒤 한국GM을 GM의 단순 생산하청기지로 전락시켜 신설 법인만 남겨놓고 공장은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GM이 법인 분리로 조합원을 빼내 기존 노조 세력을 약화시킨 뒤 철수 작업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혹도 깔려 있다.
노조가 연구개발 법인을 신설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반발하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일단 절차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GM이 충분한 설명 없이 이사회 및 주주총회 소집 등의 절차를 신속하게 밟으려 하자 일방적인 법인 설립이 기본 협약에 위배된다며 주총 개최 금지를 목적으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추이도 달라질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한국GM이 계획한 연내 신설 법인 설립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철수 프레임'으로 법인 분리를 바라보는 노조 반발에 대해 한국GM 사측은 과도한 우려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산업은행 투자를 확약받고 10년 단위의 정상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에서 철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와 GM은 지난 5월 한국GM의 정상화에 71억5000만달러(한화 7조7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먹튀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지분 매각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도 "한국GM 연구개발 부문은 결국 중국 페이텍과 경쟁 구조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한국GM 부품업계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늘린 뒤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서도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 추진 논란 외에도 한국GM은 자동차 판매 부진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창원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774명을 불법 파견으로 판단해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부평공장 17개 협력업체 근로자 888명 역시 불법 파견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한국GM은 경영난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직접고용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비정규직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GM의 기대주였던 이쿼녹스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한국GM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8월 이쿼녹스 판매량은 97대로 100대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GM 전체의 8월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49.8% 감소한 1만5710대로 반토막이 났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한국GM 회생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의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설법인 추진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문제를 둘러싼 사측· 비정규직 노조 간 대립이 중첩되면서 한국GM 경영 정상화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1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지금의 단일 법인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 2개로 이원화하는 인적 분할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GM 사측은 경·소형차 위주로 기능했던 디자인센터의 지위를 격상시켜 GM 본사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모델인 중형급 SUV 제품의 차세대 디자인과 차량개발 업무를 가져오기 위해 연내에 R&D 신설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GM 사측은 "유럽 오펠이나 중국 상하이GM도 생산공장과 연구개발 법인을 별도로 운영했거나 현재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M의 중국 법인은 생산을 담당하는 합작사와 연구개발에 집중하는 별도 법인 '페이텍(PATAC)'으로 나뉘어있다.
이에 대해 한국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치밀하게 계획된 또 다른 구조조정 음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GM이 단일 법인의 법인 쪼개기를 통해 제2의 공장 폐쇄 또는 매각 등 숨겨진 꼼수가 내포돼 있다"며 "당초 산업은행과의 합의서에도 없는 법인분리를 들고 나와 노조와 산업은행을 흔들고있다"고 주장했다. 일단 법인을 분리한 뒤 한국GM을 GM의 단순 생산하청기지로 전락시켜 신설 법인만 남겨놓고 공장은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GM이 법인 분리로 조합원을 빼내 기존 노조 세력을 약화시킨 뒤 철수 작업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다는 의혹도 깔려 있다.
노조가 연구개발 법인을 신설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반발하자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일단 절차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한국GM이 충분한 설명 없이 이사회 및 주주총회 소집 등의 절차를 신속하게 밟으려 하자 일방적인 법인 설립이 기본 협약에 위배된다며 주총 개최 금지를 목적으로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이르면 다음 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이번 사태의 추이도 달라질 전망이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한국GM이 계획한 연내 신설 법인 설립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철수 프레임'으로 법인 분리를 바라보는 노조 반발에 대해 한국GM 사측은 과도한 우려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산업은행 투자를 확약받고 10년 단위의 정상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에서 철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정부와 GM은 지난 5월 한국GM의 정상화에 71억5000만달러(한화 7조7000억원)를 투입하기로 했으며 먹튀 방지를 위해 올해부터 5년간 지분 매각을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도 "한국GM 연구개발 부문은 결국 중국 페이텍과 경쟁 구조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급선무"라며 "한국GM 부품업계들의 해외 진출 기회를 늘린 뒤 규모의 경제를 갖추기 위해서도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설 법인 추진 논란 외에도 한국GM은 자동차 판매 부진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용 문제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창원공장 협력업체 근로자 774명을 불법 파견으로 판단해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한 데 이어 부평공장 17개 협력업체 근로자 888명 역시 불법 파견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한국GM은 경영난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이유로 직접고용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비정규직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GM의 기대주였던 이쿼녹스 판매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도 한국GM의 아킬레스건이다. 지난 8월 이쿼녹스 판매량은 97대로 100대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GM 전체의 8월 수출도 전년동기대비 49.8% 감소한 1만5710대로 반토막이 났다.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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