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공약 '교통비 감면' 사업
시범운영·시스템 등 졸속 추진
시범운영·시스템 등 졸속 추진
정부가 대중교통요금을 30% 할인해주는 광역알뜰교통카드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9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특화 선불교통카드인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업이 현재 세종시에 약 400장이 보급돼 시범 운영중인 가운데, 9월부터는 울산과 전주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세종·울산·전주 등에서 본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후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 공약사업이란 이유로 준비와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은 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역알뜰교통카드는 일종의 지역 선불교통카드로, 40회권 카드를 사면 버스나 지하철을 44회 탈 수 있다. 또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경우, 마일리지를 적립해 이를 교통카드 구입 시 쓸 수 있다. 교통카드 할인금액 10%, 마일리지 적립금액 20%를 합쳐서 교통요금을 30%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항으로, 국민들의 교통요금 부담을 줄여주고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내년 도입을 추진했지만 청와대가 앞당길 것을 요구하면서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도입전략 수립이나 시범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국토부는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난해 9월에 광역알뜰교통카드 도입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를 긴급공고 방식으로 내놨다. 그러나 입찰 참가자가 없어 유찰 끝에 연말에야 시작됐다. 연구용역의 주된 내용은 대중교통 정기권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에 드는 예산을 예측하는 한편 카드 정산·검증을 위한 관리공단 설립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용역 기간은 6개월이었다. 정부는 9월부터 울산과 전주에서도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최근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2개월 짜리 초단기 사업을 공고했다. 사업자는 이달 말에야 선정된다. 교통안전공단은 사업 제안요청서에서 국토부의 시범서비스 일정이 9월로 긴급하게 잡혀 사전개발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한달 만에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한달간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일정을 제시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9월에 시범서비스 참가자를 모집하고 9월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한달 만에 계획수립과 시스템 개발이 끝나야 하는 것이다. 울산과 전주는 플라스틱카드만 보급했던 세종시와 달리 플라스틱카드와 모바일카드를 함께 발급한다. 마일리지 앱도 개발해야 한다. 이 앱과 기존 교통카드 시스템을 연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무리한 일정이 반복되면서 사업이 졸속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마일리지 적립의 경우 여러 꼼수가 나올 수 있는데 이를 완벽히 막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플라스틱카드는 복수의 이용자가 함께 쓰는 것도 걸러내기 힘들다. 시스템 개발 시 이같은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정부 예산이 잘못 쓰일 수 있다.
재원마련도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정부는 요금인하분 30% 중 정부, 지자체, 교통카드사업자가 10%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와 교통카드 사업자들은 이견이 크다. 특히 교통카드사업자는 교통요금에서 일정액 받는 수수료가 수익인데, 수수료율보다 요금 인하분이 훨씬 크다고 하소연이다. 교통분야의 한 관계자는 "아직 논의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정부가 지나치게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재원을 마련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지 않으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19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역특화 선불교통카드인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업이 현재 세종시에 약 400장이 보급돼 시범 운영중인 가운데, 9월부터는 울산과 전주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세종·울산·전주 등에서 본사업을 추진한다. 정부는 이후 광역알뜰교통카드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통령 공약사업이란 이유로 준비와 검증이 충분히 되지 않은 채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광역알뜰교통카드는 일종의 지역 선불교통카드로, 40회권 카드를 사면 버스나 지하철을 44회 탈 수 있다. 또 대중교통을 타기 위해 자전거나 도보로 이동할 경우, 마일리지를 적립해 이를 교통카드 구입 시 쓸 수 있다. 교통카드 할인금액 10%, 마일리지 적립금액 20%를 합쳐서 교통요금을 30%까지 낮추는 효과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 사항으로, 국민들의 교통요금 부담을 줄여주고 대중교통 수송분담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국토교통부는 당초 내년 도입을 추진했지만 청와대가 앞당길 것을 요구하면서 올해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그러다 보니 도입전략 수립이나 시범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국토부는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난해 9월에 광역알뜰교통카드 도입방안 수립을 위한 연구과제를 긴급공고 방식으로 내놨다. 그러나 입찰 참가자가 없어 유찰 끝에 연말에야 시작됐다. 연구용역의 주된 내용은 대중교통 정기권 도입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에 드는 예산을 예측하는 한편 카드 정산·검증을 위한 관리공단 설립방안을 수립하는 것이다. 용역 기간은 6개월이었다. 정부는 9월부터 울산과 전주에서도 시범 운영하기로 하고 최근 교통안전공단을 통해 2개월 짜리 초단기 사업을 공고했다. 사업자는 이달 말에야 선정된다. 교통안전공단은 사업 제안요청서에서 국토부의 시범서비스 일정이 9월로 긴급하게 잡혀 사전개발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한달 만에 정보화전략계획을 수립하고, 이후 한달간 서비스 기반을 구축하는 사업일정을 제시했다.
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9월에 시범서비스 참가자를 모집하고 9월말부터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한달 만에 계획수립과 시스템 개발이 끝나야 하는 것이다. 울산과 전주는 플라스틱카드만 보급했던 세종시와 달리 플라스틱카드와 모바일카드를 함께 발급한다. 마일리지 앱도 개발해야 한다. 이 앱과 기존 교통카드 시스템을 연계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무리한 일정이 반복되면서 사업이 졸속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 마일리지 적립의 경우 여러 꼼수가 나올 수 있는데 이를 완벽히 막는 것은 사실상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플라스틱카드는 복수의 이용자가 함께 쓰는 것도 걸러내기 힘들다. 시스템 개발 시 이같은 부분을 고려하지 않으면 정부 예산이 잘못 쓰일 수 있다.
재원마련도 아직 해결되지 못했다. 정부는 요금인하분 30% 중 정부, 지자체, 교통카드사업자가 10%씩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와 교통카드 사업자들은 이견이 크다. 특히 교통카드사업자는 교통요금에서 일정액 받는 수수료가 수익인데, 수수료율보다 요금 인하분이 훨씬 크다고 하소연이다. 교통분야의 한 관계자는 "아직 논의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많은데 정부가 지나치게 사업을 서두르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재원을 마련하고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지 않으면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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