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눈앞에 둔 대한항공이 자사의 '안전 운항' 역량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23일 대한항공은 리모델링을 통해 지난해 12월 첨단 시설로 탈바꿈한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 OCC)와 항공의료센터를 언론에 첫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아직도 많은 분들이 대한항공 본사가 서소문에 있지 않느냐고 묻는데, 고(故) 조양호 회장님이 강서구 본사 건설을 주도하면서 항공사의 본사는 오퍼레이션 옆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 1997년 5월 28일에 공식적으로 준공하고 서소문에서 이전을 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안전한 운항은 지상에서 모든 게 잘 준비되고, 하늘에서도 객실 정비 등 모든 것들이 총체적으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돼야 가능하다"며 "그래서 대한항공도 2000년에 준비를 해서 종합통제센터를 연 바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안전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안전정책·목표, 안전보증, 안전 증진, 안전 위험도 관리 등 4개 주요 축을 중심으로 자사 안전문화를 재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합을 앞둔 아시아나항공의 안전기준도 자사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유종석 안전보건총괄 겸 오퍼레이션부문 부사장은 "2022년 여객기 KE631편이 세부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있었고, 이를 계기로 우리가 너무 방심했던 것이 아닌가 돌아보고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델타 안전팀·글로벌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과 12주에 걸쳐 항공안전전략실 및 6개 운영부문을 점검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점검 결과 기대했던 것보다 점수가 낮게 나와 4개의 주요 축을 중심으로 안전문화를 재구축했다. 특히 협력업체에서 사고가 나도 원청업체가 책임져야 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을 고려해 협력업체 부분을 상세히 들여다봤다"면서 "이제 저희 안전기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며 아시아나항공의 안전 기준, 수준도 저희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분야 통합은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이날 공개된 대한항공 OCC는 본사 A동 8층에 있었다. 330평에 11개 부서, 총 240여명의 전문가들이 근무하는 공간이다. 3교대로 운영돼 '24시간 잠들지 않는' 체제다. 일 평균 항공기 400여 편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의 항공기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운항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는 것이 OCC 근무자들의 역할이다.
OCC에는 항로·연료·비행시간을 산출하는 안전 관련 운항관리센터(FCC), 운항 중 항공기 상태 실시간 모니터링·정비기술 지원 등을 맡는 정비지원센터(MCC), 승객 좌석·화물 탑재 위치 결정하는 탑재관리센터(LCC), 고객서비스 관련 네트워크운영센터(NOC) 등 총 4개의 센터가 모여 있었다.
OCC 벽면의 대형 스크린에서는 운항 중인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이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또 OCC에는 운항 중인 항공기와 직통으로 연결되는 전화기가 설치돼 있어 비정상 상황 시 이 전화기를 통해 운항승무원에게 현장 상황을 실시간 전달받아 즉각 대응한다.
이영진 통제전략팀장은 "최근 싱가포르항공 SQ321가 난기류로 인해 비상착륙하는 과정에서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면서 "대한항공의 경우 난기류를 회피해 비행계획을 수립하고 회피가 불가피하면 지연운항을 고려하는 것으로 대응 중이며, 항공기와 지상 간 데이터를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통해 전달하고 가급적 회피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최신식 설비와 장비를 갖춘 항공의료센터도 공개했다. 안전 운항을 책임지는 승무원과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임직원 대상 정기 건강 검진이 시행되고 있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여객기 138대, 화물기 23대 등 총 161대 항공기를 보유(5월 기준) 중이며 총 39개국 110개 도시에 취항하고 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23일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열린 안전운항체계 소개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본사 A동 8층 '종합통제센터(Operation & customer center). 대한항공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