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약 40억달러 감소
자동차·디스플레이도 타격예상
미·중·EU 관세 10%p 인상땐
세계무역량 6% 이상 줄어들듯
자동차·디스플레이도 타격예상
미·중·EU 관세 10%p 인상땐
세계무역량 6% 이상 줄어들듯
![[미ㆍ중 무역전쟁] "전면전땐 한국수출 367억달러 피해"](http://contents.dt.co.kr/images/201804/2018040502100351781001[1].jpg "[미ㆍ중 무역전쟁] \"전면전땐 한국수출 367억달러 피해\"")
미·중 무역전쟁에 낀 한국산업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전쟁에 나서면서 국내 산업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석유화학과 반도체 등 중간재 품목의 수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돼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미국이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등을 이유로 1300여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 목록을 발표함에 따라 정부와 관련 업계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1300개 품목별로 우리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중"이라며 "워낙 범위가 넓어 세부적 영향을 파악하기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아직 양국 간 협상 여지가 있긴 하지만, 만약 전면전으로 갈 경우 중국과 산업구조가 맞물려 있는 우리 중간재 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무역협회는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수입을 확대하는 식으로 미국과 합의할 경우, 한국의 중국 반도체 수출이 약 4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작년 기준 72.2% 수준이었던 반도체 설비 가동률을 100%로 끌어올릴 경우, 그만큼 우리 수출 물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전제로 계산한 결과다. 중국의 작년 대미 반도체 수입액은 105억 달러였고, 대 한국 수입액은 655억 달러였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등이 관세 대상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장비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반도체 자체로는 직접적 영향이 없지만, 주요 IT기기에 들어가는 부품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에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제조산업에 널리 쓰이는 석유화학 제품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에는 큰 영향이 없겠지만, IT제품 등에 들어가는 화학제품의 대 중국 수출에는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석유화학 수출 가운데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5.7%에 이른다.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등 다른 업계도 당장 예측은 어렵지만, 부품·소재와 관련한 장치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잖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완성차뿐 아니라 부품 업계까지 연관된 사안인 만큼 일단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우리 산업구조 상 통상 마찰에 노출되기 쉬운 중후장대형 산업이 많은데, 이 부분에 대한 산업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번 미·중 통상전쟁이 세계 무역전쟁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폭탄 전선이 확대돼 글로벌 관세율이 20% 수준까지 오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5739억 달러의 10분의1 수준인 약 505억8000만 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협회 역시 G2 간 통상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할 경우 우리 수출 피해가 총 367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미·중·유럽연합(EU)의 관세가 모두 10%포인트 인상됐을 경우, 세계 무역량이 6% 감소하고 우리 수출은 6.4%인 367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에 비해 높은 제조업 비중과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 미국은 무리한 무역제재로 리더십 손상 등의 문제가 있어 무역전쟁 확산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박사는 "만약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세력 싸움을 위해 우리 정부에 공동 연대를 제안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난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김은·김양혁·조은애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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