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 네이버 주주총회에서는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고, 최인혁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부사장)이 새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인공지능(AI) 플랫폼 '클로바' 기반의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해 통신사업 진출도 선언했다.
네이버는 23일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한 그린팩토리에서 제19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해진 GIO의 사내이사직을 연임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이 GIO는 지난해 3월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은데 이어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나면서 경영 일선에서 퇴장했다. 앞으로 그는 유럽·일본 등에서 해외 사업을 발굴하는 데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 GIO의 빈자리는 최인혁 부사장이 맡았다. 이날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최 부사장은 네이버 창립 멤버로, 서비스 운영과 비즈니스 등의 업무를 담당해 왔다.
사외이사인 이종우 숙명여대 교수는 이인무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교수로 교체됐다. 이인무 교수는 한국금융연구원, 한국은행 외화자산운용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로써 네이버 이사회는 변대규 이사장과 사내이사인 한성숙 대표·최인혁 리더, 사외이사인 김수욱 교수·정의종 변호사·홍준표 교수·이인무 교수 등 7명으로 구성된 체제로 운영된다.
또 이날 주총에서 네이버는 사업목적에 별정통신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이는 AI 플랫폼인 클로바에 음성통화기능을 탑재하기 위한 것이다. 별정통신사업자는 기간통신사업자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네이버는 클로바가 탑재된 AI 스피커에 음성통화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배달 음식 주문, 쇼핑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급변하는 인터넷 산업 환경 속에서도 진정한 기술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해 스타트업, 콘텐츠 관련 투자와 비즈니스 제휴, 파트너십 확대를 적극 진행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 주주가치 증가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이날 주총에서는 이사 임기를 '3년'에서 '3년 이내'로 변경하는 안과 2017년 재무재표 안건을 승인했다. 지난해 네이버는 4조6785억원, 당기순이익 7701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네이버는 대표가 주주들의 질문을 받는 자리를 처음으로 마련했다. 업계 1위 위상 사수를 위한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성숙 대표는 주총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네이버가 계속 1등을 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있었다. 검색, 커머스 부문 등 사업의 본진은 그대로 지켜나가되 새로운 사업에 대한 실험이나 새로운 분야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전년에도 AI와 콘텐츠 분야에 많은 비용을 썼는데 올해도 유럽과 AI 분야에 많은 투자가 예상된다. AI 관련 인력 확보를 위한 투자도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동영상 서비스에 경쟁력 확보 방안을 묻는 주주의 질문엔 "동영상 관련 투자를 집중적으로 할 것"이라며 "쥬니버의 키즈 영상 확보, 뮤직 영상, 지식 분야의 영상 확보에 대해 집중적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자회사 상장계획에 대한 질문도 있었으나 '아직 계획이 없다'는 게 한 대표의 답변이다.
한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처음으로 시나리오 없이 주주들의 질문을 받았다. 주주들의 제안과 의견을 듣는, 열린 형식의 자리를 계속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23일 네이버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위원회 리더(부사장)<네이버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