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데이터 홈쇼핑 방송의 8VSB(8레벨 잔류측파대) 송출 허용을 두고 업계 이견이 갈리고 있다.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료방송 내 홈쇼핑 운영실태 진단 정책 세미나'를 19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국내 홈쇼핑 운영실태를 점검하고 유료방송 시장의 발전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준비됐으며 주정민 전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와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았다.
주정민 교수는 '유료방송 활성화를 위한 홈쇼핑 PP 정책 방안'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을 통해 '데이터 홈쇼핑 8VSB 송출 허용' 등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홈쇼핑 정책 이슈를 지적했다. 8VSB는 지상파방송의 디지털방송 전송 방식으로 8VSB를 사용하면 디지털TV를 보유하고 아날로그 케이블 상품에 가입한 가입자도 디지털 셋톱박스가 없어도 고화질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게 된다. 현재 홈쇼핑 방송은 8VSB 송출이 허용돼 있지만, 데이터 홈쇼핑의 경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허용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데이터 커머스 방송의 8VSB 송출 제한은 시청자 시청권을 제한하는 행위로 봤다. 또 T커머스 사업자가 준비하는 큐알코드, 증강현실(AR), 핀테크 기술 등을 통해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사업자들은 SO가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T커머스로 인한 송출수수료 확대, PP와의 협상에서 주도권을 노렸다고 비판한다.
조경필 한국T커머스협회 사무국장은 "다양한 플랫폼에서 다양한 셋톱에 적용해 양방향을 제공하는 게 쉽지 않고 셋톱 한 개당 5000만~7000만원 이상의 개발비가 들어가는 상황"이라며 "데이터 방송이 양방향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이 많은데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해 가고 있다는 측면에서 단순한 규제 대상으로만 접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디지털 커머스에 대한 8VSB 송출 허용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황큰별 방송진흥정책국 방송채널사업정책팀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8VSB 허용에 대해서 사업자의 검토 요청이 있었고 처음으로 검토해 최종적으로 이해 당사자 의견을 듣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주 교수는 정책방안으로 현재의 저가 수신료 구조를 개선해 홈쇼핑 PP 송출 수수료와 채널번호 대에 의존하는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주 교수는 "저가수신료 푸는 게 유료방송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소 PP 활성화를 위해 채널 출시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선결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문행 교수는 유료방송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청자 중심의 방송채널 운용 방안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 채널 운용현황을 분석하면서 시청률이 높은 채널 번호 대에 홈쇼핑 채널이 최대 17개까지 난립한 상황에 대해 해외에서도 유래를 찾기 힘들 정도라며 과다한 홈쇼핑 채널 송출 문제를 지적했다. 그리고 유료방송 시청자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실제로 시청자들이 홈쇼핑 채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홈쇼핑 채널들을 일정 번호 대에 연속해서 편성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과다한 홈쇼핑 채널의 난립으로 인해 시청자의 시청권 침해가 발생할 뿐만 아니라 채널경쟁 심화할 것이며, PP들의 경영이 악화하면 종국에는 콘텐츠 다양성 구현에 실패하게 될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한 '유료방송 내 홈쇼핑 운영실태 진단 정책 세미나'에서 발제자와 토론자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한국방송채널진흥협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