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뎀 속도와 지능형 이미지 처리 기능, 보안 등을 강화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9'(9810)의 양산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제품을 탑재한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9도 이르면 다음 달쯤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이 최근 양산을 시작한 2세대 10나노 핀펫(물고기 등지느러미처럼 3차원 입체구조로 트랜지스터를 만드는 공법) 공정을 기반으로 독자 개발한 3세대 CPU(중앙처리장치) 코어와 업계 최고 수준의 LTE(롱텀에볼루션) 모뎀을 탑재해 스마트기기에 최적화한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이 제품은 최대 2.9GHz로 동작 가능한 고성능 빅코어 4개와 전력효율을 높인 리틀코어 4개가 결합한 옥타(8)코어 구조로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각 코어가 상황에 맞게 효율적으로 동작하게 했다. 복잡한 연산은 빅코어를 중심으로 리틀코어가 지원하고 단순한 연산은 리틀코어만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CPU 설계 최적화로 명령어를 처리하는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캐시메모리 성능을 향상해 싱글코어 기준으로는 이전 제품보다 2배, 멀티코어 성능은 약 40%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또 신경망(Neural Network)을 기반으로 한 딥러닝 기능과 보안성을 강화했다. 기기에 저장한 이미지를 스스로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해 분류해주고 또 3D 스캐닝으로 정확한 안면인식이 가능하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또 별도의 보안 전용 프로세싱 유닛을 적용해 안면, 홍채, 지문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6개의 주파수 대역을 묶어 광대역 폭 데이터를 전송하는 Cat.18 6CA(Carrier Aggregation) 기술 기반 모뎀을 탑재해 업계 최고 수준인 1.2Gbps의 다운로드 속도와 200Mbps의 업로드 속도를 구현한다. 1.2Gbps는 1.5GB 용량의 HD(고화질)급 영화 한 편을 10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속도다.
이 밖에도 4개의 송수신 안테나를 사용해 속도를 높인 '4×4 MIMO' 다중안테나 기술과 와이파이, 블루투스와 같은 비면허 대역 주파수를 활용할 수 있는 eLAA(enhanced Licensed Assisted Access) 기술을 적용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고해상도 인터넷 방송이나 360도 비디오 스트리밍 등 대용량 데이터 통신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4K UHD(초고화질) 영상 녹화는 물론 10비트의 HEVC(고효율 동영상 압축 표준), V9(구글에서 개발한 오픈 동영상 코덱) 등을 지원하는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강화했다. 삼성전자 측은 빠르고 전력효율이 높은 지능형 이미지 처리 방식으로 실시간 아웃포커스 기능과 야간 촬영 등의 기능을 강화했고 표현 가능한 색상의 수도 기존 1600만개에서 10억대 이상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허국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마케팅팀장 상무는 "차세대 스마트폰, 컴퓨팅 기기, 오토모티브 등 AI(인공지능) 시대에 최적화 한 스마트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제품은 2018 소비자가전쇼(CES) 임베디드 기술 제품 분야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행사에서 공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새 AP의 성능 등을 고려했을 때 삼성전자의 차기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9 역시 속도와 이미지 처리, 보안, 멀티미디어 기능 강화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 인식·분류 기능을 강화한 만큼 삼성전자가 이 AP의 적용 범위를 다른 스마트 디바이스와 자율주행차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