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
새집행부 구성… 추석 후 재개
한국지엠
진행상 문제로 교섭 자체 무산
르노삼성
잠정합의안 부결… 다시 '원점'
새집행부 구성… 추석 후 재개
한국지엠
진행상 문제로 교섭 자체 무산
르노삼성
잠정합의안 부결… 다시 '원점'
지난 4월 현대자동차를 시작으로 자동차 업계의 임금·단체 협상 교섭이 6개월째 이어지고 있지만, 노사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전혀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마당에 노사 갈등까지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주 50일 만에 교섭에 나섰지만, 임단협 사안 논의는커녕 진행 상 문제로 교섭 자체가 무산됐다. 노조는 카허 카젬 사장의 통역사 성향을 문제 삼아 교체를 요구했지만, 카젬 사장이 거부하자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노조가 카젬 사장과 기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카젬 사장이 부임하자마자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향상을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노조를 압박하고 나서자, 이에 대응해 노조가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것이다.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바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14일 시작된 부분파업은 18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이번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은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의 경우 14일간 파업으로 1만5000대 가량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적자 확대와 판매 부진으로 철수설이 확산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노사 갈등으로 더 힘든 상황에 놓이게 됐다.
지난 3년간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냈던 르노삼성자동차도 올해 상황이 녹록지 않다. 잠정 합의안에 노조가 동의하면서 일단락날 줄 알았던 임단협은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측은 당장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협상 장기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부결 원인을 파악하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노조와 협의를 시도하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노조 투표 바로 전에 기아차 통상임금 판결이 나면서 영향을 끼친 면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달 노조 집행부 선거 등으로 교섭이 중단된 상태다. 이달 초 선거관리위원회를 업무로 전환한 현대차 노조는 오는 26일 1차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선거를 통해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추석 이후에나 노사 교섭이 재개될 전망이다.
판매 회복을 위해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소모적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생산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반기 수출 감소, 내수 부진에 사드 보복과 보호무역 강화로 전례 없이 힘든 시기를 보낸 자동차 업계는 하반기와 내년에도 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노사 협상이 쉽지는 않았지만, 올해는 시장이 좋지 않은 데다 노조도 분위기를 타고 더 강하고 나오고 있다"며 "모두가 알다시피 자동차 산업이 안팎으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고 내일을 준비하려면 노사 서로의 양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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