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쇼크' 중국 판매11.8만여대↓
상반기 매출 26.4조·영업익 7868억
마케팅비 증가에 하반기도 불투명
인도 첫 현지 공장설립 본격화
상반기 매출 26.4조·영업익 7868억
마케팅비 증가에 하반기도 불투명
인도 첫 현지 공장설립 본격화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현대자동차가 올 상반기 7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기아자동차도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RV(레저용차) 판매 비중 증가에도 주력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동반 부진했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상반기 매출 26조4224억원, 영업이익 7868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 3월부터 본격화한 중국 사드 사태의 영향으로 44% 감소했다. 기아차는 "중국에서만 세계 전체 감소분 11만2000여대보다 많은 11만8000여대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며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기아차의 전체 판매는 0.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른 올해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2%포인트 줄어든 2.97%다.
이로써 기아차는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에 이어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을 의무화한 2010년 이후 7년 만에 상반기 기준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또 기아차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7335억원을 기록한 이후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승용차와 비교해 수익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RV 차급 판매가 0.5%포인트 늘어난 38.4%를 기록하고도 상반기 기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2010년 상반기 3조3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후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3조원 밑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하반기부터 기아차의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업계는 상반기 기록한 저조한 실적을 만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노조가 파업을 예고하면서 생산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고, 미국과 중국 등에서의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판촉 비용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기아차는 내달 노동조합원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달라며 낸 1심 소송 결과를 앞두고 있다. 업계는 회사 측이 패소할 경우 부담해야 할 인건비가 3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아차는 하반기 부진을 겪고 있는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신차 출시와 경쟁력 점검을 통해 실적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성장 둔화를 예상하는 미국에서는 판촉 비용을 줄이고 재고 물량을 최소화하는 등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중국에서 9월과 11월 신차 출시 출시와 함께 중국사업 전반에 대한 경쟁력 점검을 위해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원가경쟁력과 브랜드 전략 등 근본적 경쟁력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미국 자동차 시장은 하반기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무리한 판매 확대보다 재고 안정화 및 인센티브 부담 감소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아차는 이날 인도 신규법인인 기아자동차 인디아 프라이빗 리미티드(KMI)의 주식 4169만7000여주를 7259억5000만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취득 후 소유 지분율은 99.99%가 된다. 기아차는 "신규법인 설립에 따른 출자"라며 "첫 출자는 올해 중 이뤄질 예정이며 공장건설 스케줄에 따라 수차례에 걸쳐 출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양혁기자 mj@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