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동기자회견서 돌발 발언
만찬서도 "차량·철강 교역 불균형"
공동 선언문엔 재협상 포함 안돼
미, 조만간 무역적자분석 보고서
산업부 "면밀 검토후 대응 모색"
만찬서도 "차량·철강 교역 불균형"
공동 선언문엔 재협상 포함 안돼
미, 조만간 무역적자분석 보고서
산업부 "면밀 검토후 대응 모색"
■한미정상회담 결산
한미 정상회담이 양 국간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여부를 놓고 숙제를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우리는 (무역적자가) 지속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며 한미 간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뜻을 천명했다. 또 그는 공동기자회견과 모두발언에서 "지금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에 대해 양 측간 합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재협상 발언은 돌발변수로 분석되고 있으나 지금까지 한-미 FTA 재협상을 거론해왔기 때문에 단순한 돌발 상황으로만 치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미 정상 간 만찬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 교역 불균형과 함께 자동차, 철강 등 특정 분야의 무역 문제를 거론했으며, 한국 측은 구체적인 수치 등을 제시하며 대응을 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가 이익 균형이 맞는 협정이라 강조하며, 문제가 있다면 무엇인지 함께 검토해보길 제안한 뒤 논의가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압박을 강하게 하고 있다. 지지기반이 중서부 백인 근로자인 점에서 그는 자동차 산업에 민감하다. 최근 러시아 스캔들도 겪고 있어 한-미 FTA 재협상을 자국 내 분위기 전환용 활용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 한-미 FTA '팩트'에 있어선 크게 불리한 상황은 아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의 대 미국 자동차 수출액은 2011년 86억3000만달러에서 2016년 154억9000만달러로 12.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은 3억5000만달러에서 16억8000만달러로 37.1% 늘었다. 증가율은 미국이 3배가량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업계의 대미 수출 대수는 전년과 비교해 9.5·% 감소한 96만4000대에 그쳤다. 또 올해 상반기 두 나라 간 수출 증가율은 한국의 대 미국 수출액은 0.9% 감소한 반면 미국의 대 한국 수출액은 22.1%의 큰 폭 증가를 기록했다.
한-미 FTA 발효 후 미국의 대 한국 서비스 수출은 지식재산권(42.3%), 통신서비스(38.8%), R&D·법률·회계(4.9%) 등의 영향으로 인해 연평균 9.2% 증가했다. 한국의 대 미국 투자는 발효 전인 2007~2011년 230억달러에서 2011~2016년 369억7000만달러로 60.1% 증가했다. 또 우리 기업의 미국 투자를 통해 1만개 이상의 고용도 창출했다.
다만 미국은 조만간 무역적자 분석 보고서, 철강 수입 안보 영향보고서 등을 내놓을 예정으로 이 내용을 한-미 FTA 재협상 등의 압박 카드로 꺼낼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 한미 정상 공동선언문에 FTA 재협상이 포함돼있지 않아 미국의 진의를 자세히 파악해 대응할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정상회담 후 채택한 공동선언문에도 '양국 간 교역 불균형 해소 노력'만 언급됐을 뿐 다른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FTA 재협상을 꺼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도가 아직 확실치 않다"며 "방미 대표단이 돌아오면 현지 정보와 분석 등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병립기자 riby@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