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슬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자동차와 철강을 불공정 무역의 대표 사례로 꼬집었지만, 이는 실제와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4억9000만달러로,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입액인 16억8000만달러의 9.2배에 달한다. 규모 면에선 한국의 수출액이 크지만,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을 살펴보면 한국은 12.4%에 그치지만, 미국은 37.1%에 달한다. 미국 자동차의 한국 수출이 더 늘어났다는 얘기다.
철강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수입 규제를 강화하면서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미국의 한국산 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착수 건수는 2011~2013년 3건에서 2014~2016년 8건으로 약 3배 늘었다.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3월 포스코 후판에 11.7%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4월에는 유정용 강관을 수출하는 넥스틸과 현대제철에 각각 24.9%와 13.8%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사실상 대부분 철강제품에 관세를 물린 것이다.
이에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수출도 줄었다. 지난 1~5월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액은 4억23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30.3% 감소했다.
무역협회는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양국 모두 상호 이익이 보는 결과를 냈다고 진단했다.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세계 교역은 13.0% 감소했지만, 한·미 교역은 12.1% 증가했다.
또 한국은 상품 분야에서 흑자를, 미국은 서비스 분야에서 흑자를 보는 구조라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수지 가운데 상품 분야는 276억7000만달러의 흑자를 봤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100억80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보다 저축지향, 제조업 중심의 구조로 돼 있고, 최근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여 자국 내 수입 수요 증가로 양국 간 무역수지 불균형 발생했다"며 "각국의 경제구조 및 상품, 서비스, 투자 등 종합적 측면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슬기기자 seul@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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