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무역업계가 표절 의혹에 '비선실세' 최순실씨 개입 의혹까지 불거진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가 브랜드 전담 조직을 만들어 일관성 있게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29일 '주요국의 국가브랜드 제고 정책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는 한국의 현재 정체성 반영에 대한 의문과 표절, 정치적 논란으로 내·외 국민의 공감도와 신뢰도가 하락한 상태"라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해당 사업이 축소되면서 국가브랜드 컨트롤타워 역할이 제한돼 통합적인 국가 브랜드 정책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정부가 2016년 만든 '크리에이티브 코리아' 국가브랜드는 프랑스가 2015년부터 사용해 온 산업 분야 브랜드 '크레아티브 프랑스' 등과 유사해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 이 브랜드를 만든 행사대행업체의 실소유주가 최씨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연구원은 이어 뉴질랜드나 독일, 프랑스, 영국, 일본 등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제고 정책을 추진해 수준 높은 국가 브랜드를 구축했다면서,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국가 브랜드 정책 담당 장관과 같은 국가 브랜드 사업 전담 기관을 만들어 정권교체와 무관하게 같은 슬로건으로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실제로 우리나라의 국가 브랜드는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저평가 받았고, 이 때문에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브랜드 파이낸스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브랜드 가치는 2015년 기준 1조92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6%에 머물렀다. 반대로 미국과 독일, 일본의 브랜드 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1%(2016년 기준)였다.
연구원은 이 때문에 한국 제품은 실제 가치보다 9.3% 할인해 수출했고, 특히 중소기업(10.6%)이나 수출대상 국가가 선진국일 경우(미국 11.5%, 유럽 13.7%)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더 심했다고 설명했다.
김보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국가브랜드 제고는 정부가 바뀌면 생을 다하는 시한부 정책으로는 달성하기 어렵다"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재와 이미지를 지속해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자료: 한국무역협회>
*한국 브랜드 가치 및 비율은 2015년, 다른 국가의 경우 2016년 기준. <자료: IMF Brand Finance 2015, 2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