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통신비 인하공약에
업계 "돈벌면 죄인되는 분위기"
학계 · 업계 "표심잡기가 아닌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 낮춰야"
업계 "돈벌면 죄인되는 분위기"
학계 · 업계 "표심잡기가 아닌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 낮춰야"
이동통신3사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받아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침체에 따른 마케팅 비용 절감 등이 영향을 미치며 시장기대에 웃도는 성적표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정작 이통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오히려 호실적이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최근 주요 대선 후보들이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줄줄이 쏟아낸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수천억대 영업이익', '과도한 사내유보금' 등을 거론하며 "통신비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적자를 내지 않고 돈을 벌면 죄인이 되는 분위기"라는 자조도 나온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6일, KT는 오는 28일, LG유플러스는 오는 27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직전 분기보다 46%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자회사 SK플래닛의 적자폭을 대폭 줄이며 4100억~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인터넷, IPTV 성장에 힘입은 KT는 4000억~4035억원, 유무선 분야 고른 성장을 보이는 LG유플러스는 1800억~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마케팅 비용 절감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이어진 프리미엄폰 부재로 이통시장이 침체하며 보조금 경쟁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 합계가 직전 분기보다 5~8% 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1분기 성적이 좋을수록 통신비 인하 압박의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통신비 인하 공약이 발표될 때마다 통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월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 5G 네트워크 국가 투자 등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제4이동통신 선정 추진 및 알뜰폰 활성화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청년 창업·구직자 대상 데이터 추가 제공, 중저가폰 비중 확대 등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요금인가제 폐지, 5G 신규망 투자 장려 등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보편 요금제 출시 의무화, 4이통 선정, 통신비심의위원회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주요 후보자들의 통신비 인하 공약이 대부분 현실성이 없거나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평가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통신비 공약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가계통신비 공약 모두 구체적이지 못하고 재원대책은 전혀 없는 반쪽짜리 공약"이라며 "과거 (통신비 인하에) 실패한 정권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학계와 통신업계에서는 포퓰리즘에 영합한 단순한 '표심잡기'가 아닌 산업적 이해를 기반으로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ICT 공약의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통신비의 인위적으로 인하한다고 해도 오히려 투자 혁신의 유인만 줄어들 뿐,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통신비 1000원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만약 정부가 일괄적인 기본요금 인하를 주장하더라도 통신사 이익은 급감하는 반면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만족도는 높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적극적인 5G 투자를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통신비 인하를 권고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그러나 정작 이통사들의 표정은 어둡다. 오히려 호실적이 부담스러운 기색이다. 최근 주요 대선 후보들이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을 줄줄이 쏟아낸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수천억대 영업이익', '과도한 사내유보금' 등을 거론하며 "통신비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업계에서는 "적자를 내지 않고 돈을 벌면 죄인이 되는 분위기"라는 자조도 나온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오는 26일, KT는 오는 28일, LG유플러스는 오는 27일 각각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1분기 영업이익 합계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직전 분기보다 46% 가량 늘어난 수치다. 사업자별로는 SK텔레콤이 자회사 SK플래닛의 적자폭을 대폭 줄이며 4100억~4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속인터넷, IPTV 성장에 힘입은 KT는 4000억~4035억원, 유무선 분야 고른 성장을 보이는 LG유플러스는 1800억~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마케팅 비용 절감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 이어진 프리미엄폰 부재로 이통시장이 침체하며 보조금 경쟁이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통3사의 마케팅비용 합계가 직전 분기보다 5~8% 가량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1분기 성적이 좋을수록 통신비 인하 압박의 강도가 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통신비 인하 공약이 발표될 때마다 통신주들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월 1만1000원의 기본료 폐지, 5G 네트워크 국가 투자 등을 제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온국민 데이터 무제한 서비스, 제4이동통신 선정 추진 및 알뜰폰 활성화 등의 공약을 발표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청년 창업·구직자 대상 데이터 추가 제공, 중저가폰 비중 확대 등을,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요금인가제 폐지, 5G 신규망 투자 장려 등을 제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보편 요금제 출시 의무화, 4이통 선정, 통신비심의위원회 설립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주요 후보자들의 통신비 인하 공약이 대부분 현실성이 없거나 효과를 내기 힘들다는 평가에 무게를 싣고 있다. 특히,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안철수 후보의 통신비 공약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녹색소비자연대 ICT소비자정책연구원은 "문재인, 안철수 두 후보의 가계통신비 공약 모두 구체적이지 못하고 재원대책은 전혀 없는 반쪽짜리 공약"이라며 "과거 (통신비 인하에) 실패한 정권의 전철을 밟을 우려가 매우 크다"고 비판했다.
학계와 통신업계에서는 포퓰리즘에 영합한 단순한 '표심잡기'가 아닌 산업적 이해를 기반으로 경쟁 활성화로 통신비를 낮추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ICT 공약의 접근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통신비의 인위적으로 인하한다고 해도 오히려 투자 혁신의 유인만 줄어들 뿐, 경쟁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통신비 1000원 인하 때와 마찬가지로 만약 정부가 일괄적인 기본요금 인하를 주장하더라도 통신사 이익은 급감하는 반면 소비자들의 요금인하 만족도는 높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며 "현 시점에서는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적극적인 5G 투자를 독려해야 하는 상황이라 통신비 인하를 권고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정윤희기자 yu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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