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검토결과 5월공개
내일 주총서 입장 내놓을듯
롯데는 계열사 협의체 신설
현대차 지주사 전환 전망도
중견그룹도 발빠른 움직임
"경영시스템 큰 변화 있을것"
내일 주총서 입장 내놓을듯
롯데는 계열사 협의체 신설
현대차 지주사 전환 전망도
중견그룹도 발빠른 움직임
"경영시스템 큰 변화 있을것"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재계 전반에 지주회사 열풍이 불고 있다. 2015년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부터 부상한 기업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소위 '최순실 게이트' 등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2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삼성과 현대차, 롯데, 현대중공업 등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이거나 이를 검토하고 있다.
여기에 중견 그룹사들도 지주회사로 지배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5월께 지주사 전환 등에 대한 검토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24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지주회사 전환의 준비 단계 격인 계열사 협의체(BU)를 신설했고, 현대중공업도 조만간 현대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도 지주회사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직 현대차의 공식 입장은 없지만, 증권업계는 현대차 또는 현대모비스가 지주회사의 핵심축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9월 말 기준) 국내 지주회사는 162개로 전년(140개)보다 22개 증가했고, 올해 역시 오리온과 매일유업 등이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란 오너가 보유한 한 회사가 다른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오너→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 식의 구조라 지주회사를 이용해 안정적인 경영권 행사를 할 수 있다.
한 계열사가 어려워져도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다. 반대로 삼성과 롯데, 현대차 등의 순환출자 구조는 A계열사가 B계열사의 지분을, B계열사가 C계열사를, 다시 C계열사가 A계열사의 지분을 가지는 공동운명체라 한 회사가 망하면 다른 계열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지배구조를 흔들기도 쉽다.
과거 국내 재벌들은 국가 경제의 성장에 힘입어 순환출자를 활용해 계열사를 빠르게 늘렸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같은 세계적인 수준의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순환출자의 허점을 노리는 투기자본에 대한 위협에 취약한 상황이다.
과거 엘리엇이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한 배경에도 소위 경영권 흔들기로 시세차익을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여기에 삼성과 현대차, 롯데 등은 사실상의 경영승계 시점이 임박하면서 지주회사 전환을 서둘러야 할 상황에 직면했다.
이 와중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막겠다는 정치권의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의 마음은 더 급해졌다.
예를 들어 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는 지주회사 전환 시 자사주의 분할 신주 배정을 금지하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오너가와 우호지분 등 지분율이 18% 수준에 불과해 12%가 넘는 자사주를 활용하지 않으면 지주회사 전환 시 안정적인 지배력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재계는 성공적인 지주회사 전환이 이뤄질 경우 지배구조를 안정화할 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의 경우 지난 20일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한 외국 증권사의 리포트가 나온 뒤 15만5600원이던 주가가 이틀 만에 17만원까지 상승했고, 삼성전자도 지난해 4월 8일 124만원이었던 주가가 이날 212만3000원으로 올랐다.
하지만 주주친화 정책이 없는 지주회사 전환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동홀딩스의 경우 지주사로 인적분할한 직후 4만1300원(작년 8월31일)까지 올랐던 주가가 현재 절반 수준(2만450원)으로 떨어졌고, 샘표 역시 인적분할 직전(작년 6월29일) 3만9150원이였던 주가가 한때 9만3300원(작년 8월16일)까지 올랐지만 다시 합병 전 수준(3만6500원)으로 내려갔다.
재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이후 투명경영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확실한 만큼 기업의 지배구조와 경영시스템은 앞으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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