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지역 넘어선 화두 주목
문재인·이재명 "적폐청산 우선"
"시대 흐름타고 지지받을 쟁점"
'탄핵 피로감'으로 역풍 우려도
김종인·안희정 "분열 넘어 통합"
문재인·이재명 "적폐청산 우선"
"시대 흐름타고 지지받을 쟁점"
'탄핵 피로감'으로 역풍 우려도
김종인·안희정 "분열 넘어 통합"
포스트 탄핵 - 조기 대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5월 '장미 대선'이 현실화됐다.
역대 대선의 주요 쟁점은 경제·안보 등이었고 주요 변수는 지역·이념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탄핵 정국 속에서 몇 달 간 한국의 정치·사회 등 전 부문이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경제·안보 대신 통합이냐 적폐 청산이냐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앞으로 두 달 간 어떤 쟁점에 힘을 실어줄 지에 따라 19대 대통령이 결정된다. 적폐청산을 내 걸고 있는 후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문 전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며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등이 '열쇠말'로 꺼내 든 적폐청산이 당분간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들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적폐청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시각이 현재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지배적인 화두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재벌체제 개혁, 검찰 개혁, 개혁 입법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적폐청산을 주요 화두로 제시한 문 전 대표가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안정 희구층까지 아우르게 된다면 앞으로 대선까지 60일은 문 전 대표의 '1인 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시장 역시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아직은 승리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국정농단, 헌정유린의 원인인 대한민국의 기득권체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탄핵 찬·반의 극심한 갈등을 겪은 유권자들이 갈등의 심화보다는 통합과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통합론을 내세우고 있는 인물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민주당의 대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탄핵 국면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넘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 통합론의 골자이다.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민주당 내 개헌파 의원들 등과 '제3지대 빅텐트' 구상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 지사도 현재 4당 체제에서는 19대 대선 이후에도 '여소야대'가 불가피한 만큼 대연정이 필요하다며 통합론의 불씨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전 대표의 '빅텐트' 구상은 '개헌'이 주요 연결고리이다. 이미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개헌세력'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개헌세력을 한 데 엮기 위한 김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제3지대 구축'에 이어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킹 메이커는 안한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이달 안에 출마 여부의 윤곽이 드러나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진행되는 걸 보면 드러날 수도 있다. 난 스스로,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대권'을 지향할 경우에는 제3지대 구축론의 명분이나 힘이 급속하게 빠질 수 있다. 제3지대 구축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김 전 대표가 '축'이 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지만 김 전 대표가 제3지대를 발판으로 대권을 노린다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각 당의 대권 주자들의 제3지대 규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제3지대가 구축돼 김 전 대표 뿐만 아니라 각 정당 대권 주자들이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다면 통합론에 힘이 실리는 것 뿐만 아니라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된다. 궁극적으로 민주당 후보와 '49대 51 싸움'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가 보수 대 진보의 이념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다.
탄핵 정국 이전인 10월 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10월4~5일 실시, 매일경제·MBN 의뢰,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5명 대상, 응답률 10.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당지지도는 32.8%, 민주당은 30.1%였다. 하지만 헌재의 탄핵 인용 발표 직전인 3월 둘째 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3월 6~8일 실시, 매일경제·MBN의뢰,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530명 대상, 응답률 7.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이 49.3%로 치솟은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3.5%, 바른정당은 6.0%에 그쳤다.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상당 수가 민주당 지지층으로 이동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 차례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최근 사상 최대의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에 대해 군사적 대응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안보 이슈가 급부상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도 과거 대선 당시 '북풍'과 마찬가지로 안보 이슈가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자유한국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일 대 일 또는 다자 후보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5월 '장미 대선'이 현실화됐다.
역대 대선의 주요 쟁점은 경제·안보 등이었고 주요 변수는 지역·이념 등이었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탄핵 정국 속에서 몇 달 간 한국의 정치·사회 등 전 부문이 극심한 혼란을 겪으면서 경제·안보 대신 통합이냐 적폐 청산이냐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앞으로 두 달 간 어떤 쟁점에 힘을 실어줄 지에 따라 19대 대통령이 결정된다. 적폐청산을 내 걸고 있는 후보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이다.
문 전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적폐를 확실히 청산하면서 민주주의 틀 안에서 소수의견도 존중하고 포용하는 원칙 있는 통합이 중요하다"며 "진정한 통합은 적폐를 덮고 가는 봉합이 아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등이 '열쇠말'로 꺼내 든 적폐청산이 당분간 한국 사회 전반을 뒤흔들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이 적폐청산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시각이 현재 한국사회를 관통하는 지배적인 화두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재벌체제 개혁, 검찰 개혁, 개혁 입법 등이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적폐청산을 주요 화두로 제시한 문 전 대표가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안정 희구층까지 아우르게 된다면 앞으로 대선까지 60일은 문 전 대표의 '1인 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이 시장 역시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 발표한 입장자료에서 "아직은 승리를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 국정농단, 헌정유린의 원인인 대한민국의 기득권체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미 탄핵 찬·반의 극심한 갈등을 겪은 유권자들이 갈등의 심화보다는 통합과 안정을 선택할 가능성도 높다.
통합론을 내세우고 있는 인물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와 민주당의 대권 주자인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다. 박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탄핵 국면이 일단락된 만큼 이제는 분열과 반목을 넘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는 것이 통합론의 골자이다.
김 전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민주당 내 개헌파 의원들 등과 '제3지대 빅텐트' 구상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안 지사도 현재 4당 체제에서는 19대 대선 이후에도 '여소야대'가 불가피한 만큼 대연정이 필요하다며 통합론의 불씨를 되살리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전 대표의 '빅텐트' 구상은 '개헌'이 주요 연결고리이다. 이미 국민의당·바른정당 등 '개헌세력'은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개헌세력을 한 데 엮기 위한 김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제3지대 구축'에 이어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10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킹 메이커는 안한다고 수도 없이 말했다"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또 '이달 안에 출마 여부의 윤곽이 드러나는가'라는 질문에 "지금 진행되는 걸 보면 드러날 수도 있다. 난 스스로,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가 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대권'을 지향할 경우에는 제3지대 구축론의 명분이나 힘이 급속하게 빠질 수 있다. 제3지대 구축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김 전 대표가 '축'이 돼야 한다는 점에는 이의가 없지만 김 전 대표가 제3지대를 발판으로 대권을 노린다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등 각 당의 대권 주자들의 제3지대 규합이 어려워질 수 있다.
반면 제3지대가 구축돼 김 전 대표 뿐만 아니라 각 정당 대권 주자들이 동일 선상에서 경쟁하게 된다면 통합론에 힘이 실리는 것 뿐만 아니라 흥행도 기대할 수 있게된다. 궁극적으로 민주당 후보와 '49대 51 싸움'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가 보수 대 진보의 이념 구도로 재편될 수도 있다.
탄핵 정국 이전인 10월 초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10월4~5일 실시, 매일경제·MBN 의뢰,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015명 대상, 응답률 10.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정당지지도는 32.8%, 민주당은 30.1%였다. 하지만 헌재의 탄핵 인용 발표 직전인 3월 둘째 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3월 6~8일 실시, 매일경제·MBN의뢰, 전국 19세 이상 성인남녀 1530명 대상, 응답률 7.6%,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포인트)에 따르면 민주당이 49.3%로 치솟은 반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13.5%, 바른정당은 6.0%에 그쳤다.
자유한국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의 상당 수가 민주당 지지층으로 이동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 차례 미사일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한 북한이 최근 사상 최대의 핵실험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포착됐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고 미국 트럼프 정부가 이에 대해 군사적 대응이라는 초강수를 두면서 안보 이슈가 급부상할 경우 이번 대선에서도 과거 대선 당시 '북풍'과 마찬가지로 안보 이슈가 최대 쟁점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자유한국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의 일 대 일 또는 다자 후보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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