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쓰는 대한민국 게임강국 프로젝트'의 '게임주권의 회복' 토론회에서 "'노름'으로부터 '놀이'를 구출해야 된다"고 말했다.
여 위원장에 따르면 토끼와 거북이가 단팥빵을 걸고 빨리 달리는 게임을 만들면 등급분류가 거부된다. 내용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경마'를 모사한 게임, 즉 사행물 모사게임으로 분류돼서다. 사행성에 대한 우려로 콘텐츠 창작이 방해되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게 여 위원장의 주장이다.
국내 게임산업의 사행성 우려는 지난 2004년 불법 도박 게임 '바다이야기' 사태에서 시작됐다. 게임의 사행성 논란이 이어지자 2006년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됐고 게임물을 사전 심의하는 법적 근거가 생겼다. 이후 게임에 대한 각종 규제 정책과 부정적인 인식이 생겨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 역시 사행성 차단에 초점이 맞춰진 법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산대 이승훈 교수는 "게임에 사행성 이미지가 쌓이면서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며 "사행성 게임물이라는 개념을 없애고 관련 규정을 정비하자"고 주장했다. 사행성 게임물은 다른 법률로도 규제할 수 있어 공백은 없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변호사는 사행성 규제와 관련해 오프라인 기반의 아케이드게임과 PC온라인·모바일게임에 적용되는 규제 내용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아케이드 게임 규제를 온라인게임에 적용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 도종환 더민주 의원의 공동주최로 진행됐으며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 이승훈 영산대 교수, 이헌욱 법무법인 정명 변호사 등이 참석해 의견을 제시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게임주권의 회복' 토론회에서 여명숙 게임물관리위원장이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