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민생정책 '땜질식 처방'일뿐
"근본적인 물가안정책 안돼" 지적
'최순실 게이트' 국정 마비 주요인
설 상품 매출 타격 불가피 전망도
"근본적인 물가안정책 안돼" 지적
'최순실 게이트' 국정 마비 주요인
설 상품 매출 타격 불가피 전망도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을 앞두고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첫 설인데다 식탁물가가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소비 둔화가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가 주요 성수품 공급을 1.4배 확대하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22조원의 지원 자금을 풀기로 했지만, 꽁꽁 얼어붙은 내수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설 민생안정대책'을 10일 마련했다. 채소·과일·축산물·계란 등 설 성수품을 평소보다 1.4배 늘리고 성수품 할인판매와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공급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가 이같은 설 민생대책을 내놓은 것은 가뜩이나 침체된 소비가 청탁금지법,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 고물가 등으로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쇠고기·사과 등 설 성수품 27개의 물가는 1년 전보다 평균 9.9%나 상승했다.
이들 성수품에는 이번 AI 파동으로 품귀현상까지 빚은 달걀과 지난해 여름 폭염 등으로 공급량이 대폭 줄어든 무와 배추 등이 포함돼 있다. 서민의 술로 불리는 식당 판매 소주값도 2000년 통계조사 이후 가장 많이 오른 11.7%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우선 AI 사태로 공급 부족을 겪는 달걀의 경우 가정소비가 집중되는 기간인 이달 21~26일 공공부문을 통해 하루 1000만개 이상 시장에 집중 공급(총 7000만개)한다는 방침이다. 배추와 무 등도 평소보다 약 1.4배 늘린 하루 7232톤씩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대책 마련이 땜질식 처방일 뿐 근본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마비 사태가 빚어지면서 방역·물가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마비가 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했을 때 정부는 최초 신고 이후 26일 만에 첫 관련 회의를 열었다. AI 위기경보는 바이러스가 사실상 전 지역에 확산한 이후인 16일에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결국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또 청탁금지법에 따른 수요 위축을 막기 위해 소포장 상품과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세척과일 등 신상품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잔뜩 움추린 소비에 활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는 청탁금지법 여파로 5만원 이하 중저가 상품 비중이 늘면서 큰 폭의 매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입을 모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에 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것 같다"며 "이번 선물세트 등 설 상품 판매 매출에는 분명히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정부는 설 명절을 앞두고 관계부처 합동으로 '설 민생안정대책'을 10일 마련했다. 채소·과일·축산물·계란 등 설 성수품을 평소보다 1.4배 늘리고 성수품 할인판매와 5만원 이하의 선물세트 공급을 확대한다는 게 골자다.
정부가 이같은 설 민생대책을 내놓은 것은 가뜩이나 침체된 소비가 청탁금지법,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 고물가 등으로 더욱 위축될 우려가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쇠고기·사과 등 설 성수품 27개의 물가는 1년 전보다 평균 9.9%나 상승했다.
이들 성수품에는 이번 AI 파동으로 품귀현상까지 빚은 달걀과 지난해 여름 폭염 등으로 공급량이 대폭 줄어든 무와 배추 등이 포함돼 있다. 서민의 술로 불리는 식당 판매 소주값도 2000년 통계조사 이후 가장 많이 오른 11.7% 증가세를 기록했다.
정부는 우선 AI 사태로 공급 부족을 겪는 달걀의 경우 가정소비가 집중되는 기간인 이달 21~26일 공공부문을 통해 하루 1000만개 이상 시장에 집중 공급(총 7000만개)한다는 방침이다. 배추와 무 등도 평소보다 약 1.4배 늘린 하루 7232톤씩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의 대책 마련이 땜질식 처방일 뿐 근본적인 물가 안정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많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마비 사태가 빚어지면서 방역·물가 컨트롤타워가 사실상 마비가 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달 농가에서 AI가 처음 발생했을 때 정부는 최초 신고 이후 26일 만에 첫 관련 회의를 열었다. AI 위기경보는 바이러스가 사실상 전 지역에 확산한 이후인 16일에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결국 정부의 늑장대응으로 바이러스 확산의 '골든타임'을 놓친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는 또 청탁금지법에 따른 수요 위축을 막기 위해 소포장 상품과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세척과일 등 신상품 개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미 잔뜩 움추린 소비에 활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유통업계는 청탁금지법 여파로 5만원 이하 중저가 상품 비중이 늘면서 큰 폭의 매출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라고 입을 모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높아진 물가에 청탁금지법까지 겹치면서 소비자들이 지갑을 잘 열지 않는 것 같다"며 "이번 선물세트 등 설 상품 판매 매출에는 분명히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