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추가 추경싸고 정치권·정부 이견
일각선 "경제·추경 별개 사안으로 봐야"
일각선 "경제·추경 별개 사안으로 봐야"
협치 '헛바퀴'에 커지는 경제위기
효과 미미한데 또다시 꺼내든 추경 '논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폭풍에 여·야·정 협치마저 겉도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다시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편성된 추경 예산을 다 쓰지도 않았고, 내년 본예산은 집행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랏돈을 쓰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추경의 정책 효과는 미미한 데, 나라부채만 늘어가고 있어 정치권이 혹독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달 23일 긴급 민생경제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예산 조기 집행만 갖고는 내년 경제 전망이 썩 희망적이지 않다"며 "세수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추경도 내년 2월까지 편성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달 1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 등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지금이라도 준비를 시작해 1분기에는 추경편성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정치권에서의 추경 논의는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때 이른 추경 논의에 나라 곳간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상 처음으로 내년 400조원 이상의 '슈퍼예산'을 편성해두고 아직 집행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경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데 대해 예산 당국은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추경편성 의향을 묻자 "내년 1분기가 지나봐야 그걸(지표를) 보고 판단하려고 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내년 초 추경 조기편성론이 제기된 것은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서다.
이미 올해 4분기 각종 지표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경기가 어려운 것과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둔화에 대응해 내년 예산 조기집행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추경이 아니고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추경 논의를 벌이는 정치권 어느 쪽에서도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추경 재원은 정부가 전년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법과 국채를 발행해 별도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의 경우 세수 여건이 좋아 국채 발행 없이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를 활용해 총 11조원의 추경 재원을 마련했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현재로서는 내년 세수 여건이 올해처럼 계속해서 좋다고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추경 편성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재정 건전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정부와 비금융공기업의 빚을 더한 공공부문 부채(D3)는 1년 전보다 46조2000억원(9.0%) 증가한 1003조5000억원이었다. 실질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경상 성장률은 3%대였지만 공공부문 부채는 경상 성장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이다.
불어난 공공부채는 줄이기 어렵고 그 부담이 궁극적으로는 국민 세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추경 편성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상황이 크게 위축되면 부양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내년 재정 조기집행 계획도 나왔으니 그 효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지금 불확실성이 매우 크지만 내년 1월이 되면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적 상황도 2월까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추경 여부는 그때 가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효과 미미한데 또다시 꺼내든 추경 '논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 후폭풍에 여·야·정 협치마저 겉도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다시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빼 들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편성된 추경 예산을 다 쓰지도 않았고, 내년 본예산은 집행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랏돈을 쓰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추경의 정책 효과는 미미한 데, 나라부채만 늘어가고 있어 정치권이 혹독한 비판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이달 23일 긴급 민생경제현안 점검회의를 열고 "예산 조기 집행만 갖고는 내년 경제 전망이 썩 희망적이지 않다"며 "세수에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경제는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추경도 내년 2월까지 편성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달 19일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조선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대책 등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지금이라도 준비를 시작해 1분기에는 추경편성을 완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정치권에서의 추경 논의는 가속화하고 있다.
다만 때 이른 추경 논의에 나라 곳간을 관리하는 기획재정부는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사상 처음으로 내년 400조원 이상의 '슈퍼예산'을 편성해두고 아직 집행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경 요구 목소리가 커지는데 대해 예산 당국은 크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추경편성 의향을 묻자 "내년 1분기가 지나봐야 그걸(지표를) 보고 판단하려고 하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내년 초 추경 조기편성론이 제기된 것은 최근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어서다.
이미 올해 4분기 각종 지표는 경기 둔화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 다만 경기가 어려운 것과 추경을 편성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기둔화에 대응해 내년 예산 조기집행이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엄청난 규모의 추경이 아니고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추경 논의를 벌이는 정치권 어느 쪽에서도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입 밖에 꺼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추경 재원은 정부가 전년도에 쓰고 남은 세계잉여금을 활용하는 방법과 국채를 발행해 별도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다.
올해의 경우 세수 여건이 좋아 국채 발행 없이 세계잉여금과 초과세수를 활용해 총 11조원의 추경 재원을 마련했지만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현재로서는 내년 세수 여건이 올해처럼 계속해서 좋다고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추경 편성 재원은 국채 발행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이 경우 재정 건전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지방정부와 비금융공기업의 빚을 더한 공공부문 부채(D3)는 1년 전보다 46조2000억원(9.0%) 증가한 1003조5000억원이었다. 실질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경상 성장률은 3%대였지만 공공부문 부채는 경상 성장률보다 3배 빠른 속도로 불어난 것이다.
불어난 공공부채는 줄이기 어렵고 그 부담이 궁극적으로는 국민 세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추경 편성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기 상황이 크게 위축되면 부양할 필요는 있다"면서도 "내년 재정 조기집행 계획도 나왔으니 그 효과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지금 불확실성이 매우 크지만 내년 1월이 되면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고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적 상황도 2월까지는 어느 정도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추경 여부는 그때 가서 판단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문혜원기자 hmoo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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