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영국 수출물량
2년 유예후 관세 10% 내야
영국 공장 둔 닛산 등 타격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
2년 유예후 관세 10% 내야
영국 공장 둔 닛산 등 타격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
■브렉시트 이후… 산업계 영향
자동차 업계도 '초긴장'
[디지털타임스 노재웅 기자]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Brexit)가 확정되면서 자동차 업계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해 영국은 물론 유럽 시장 전반에 걸쳐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판매 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관세 부활로 인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수출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전망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영국에 16만6852대를 판매했다. 같은 기간 유럽 판매량은 85만4920대로, 영국 비중은 20% 정도다. 올해는 5월까지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7만8000대를 판매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2년 유예기간을 거친 후 영국 수출 물량에 대해선 10%의 관세를 내야 한다. 국내 생산 물량뿐 아니라 체코와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생산하는 현대·기아차 제품도 관세가 더해져 가격 경쟁력 하락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영국에 6000여대를 수출했다. 같은 기간 유럽 수출량의 30%에 달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모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과 르노닛산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어 국내 수출이 없다.
다만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모두 영국을 제외한 유럽 지역에서는 유럽연합(EU)과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 혜택으로 영국에서 생산하는 경쟁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현대·기아차와 쌍용차 측은 "국내 수출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2년의 유예기간이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앞으로 사태 전개가 유럽 지역과 글로벌 시장에 미칠 영향을 자세히 검토할 것"이라고 같은 의견을 보냈다.
유럽 브랜드들의 영향은 국내 완성차들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작년 기준으로 영국에서 생산한 차량의 57%가 유럽연합으로 수출했으며 BMW, 폭스바겐 등 다양한 회사가 영국에 공장을 두고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인도의 타타모터스가 소유하고 있는 재규어랜드로버그룹의 경우 브렉시트 통과로 2020년까지 약 15억달러(약 1조7000억원)의 손실 유발이 예상된다. 주 이유로는 브렉시트 통과로 슬로바키아에 있는 공장이 관세 문제로 타격을 받기 때문이다.
닛산은 영국에서 직원 수만 8000명으로 작년에만 영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의 80%를 유럽으로 수출했다. 닛산도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CEO는 "영국이 유럽에 잔류하는 것이 직장이나 비용, 무역 측면에서 가장 올바르다"며 "안정적인 위치가 불확실성보다 긍정적"이라고 유럽연합 잔류를 옹호한 바 있다. 이외에도 볼보, 미쓰비시 등 관계자들도 브렉시트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만약 관세장벽이 현실화하면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현재 영국에서 국내로 차량을 수입하는 브랜드는 미니를 비롯해 닛산, 롤스로이스, 벤틀리, 재규어·랜드로버, 애스턴마틴 등이 있다. 이 중 상대적으로 판매량이 높은 미니나 재규어랜드로버 등은 영국의 EU 탈퇴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노재웅기자 rip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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