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17일 대졸(3급)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직무적성검사(GSAT)를 서울과 부산, 대구 등 국내 5개 지역과 미국 2개 지역에서 실시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S, 호텔신라, 제일기획 등 주요 계열사들이 인력 채용에 참여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기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GSAT로 바꾼 삼성은 이번 시험에서 딥러닝, 자율주행차 등 최근 시사 상식과 관련한 문제를 많이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시험에서는 병인양요의 역사적 시기를 묻는 문제, 흑사병 등 역사 관련 상식 문제가 다수 등장했다. 특히 추리영역 문제의 난이도가 높았다고 응시자들은 전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채용제도를 전면 개편, 이전과 달리 직무 적합성 평가를 통과한 지원자에게만 기존 SSAT 대신 도입한 GSAT 응시기회를 주고 있다. 삼성 측은 응시생 규모 등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9시 20분부터 11시 40분까지 이어진 GSAT를 마치고 나온 응시생들은 시험 난이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상당수 응시생은 추리영역과 시각적 사고가 까다로웠으며 상식, 수리·논리 등은 비교적 쉬웠다고 답했다. 이날 고사장에서 만난 정모(27)씨는 "지난 하반기보다 약간 평이했지만 추리영역 문제가 다소 어려웠다"며 "상식 영역은 최근 뉴스에서 많이 나오던 딥러닝, AI 등 기초상식 문제와 힉스 입자, 리튬 이온 배터리 등 전문적인 상식문제도 많이 물어봤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과 관련된 ISA 로보어드바이저, 환율 변동에 따른 경제변화 문제,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스마트 그린, 전자기 유도기술, 섬유가 열에 닿았을 때 변형되지 않는 기술 등 삼성전자 사업영역에 대한 기초 상식을 묻는 질문도 있었다. 삼성의 전략 시장인 중국과 관련한 상식 문제도 3~4개 나왔다.
앞서 LG그룹은 지난 16일 서울, 대전, 부산, 광주 등 4개 도시 9개 고사장에서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 약 9000명을 대상으로 'LG웨이핏 테스트'와 '적성검사' 등 인·적성검사를 치렀다.
LG웨이핏 테스트는 신입사원 직무수행 기본역량을 검증하기 위한 평가로 총 342문항을 50분 동안 풀었다. 이어 적성검사는 언어이해·언어추리·인문역량·수리·도형추리·도식적 추리 등 총 6개 문항 125문항을 140분 동안 풀어야 했다.
LG그룹 측은 2014년 하반기부터 인문역량을 신설해 한국사와 한자를 각 10문제씩 출제했고, 올해는 조선 시대 정책 제도와 주요 문화유산 등 한국사에 대한 기본 지식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을 종합적으로 추론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를 출제했다고 전했다.
서울 대방동 서울공고에서 만난 응시자들은 도형·도식적 추리와 언어 추리 영역의 난이도가 높았다고 전했다. 고사장에서 만난 박모(28)씨는 "이번 인·적성의 추리 영역이 너무 어려웠다"며 "언어 추리의 경우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았고 도형추리는 정말 새롭게 나와 문제 푸는데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삼성·LG그룹은 인·적성 검사 합격자를 상대로 면접 전형 등을 실시한 뒤 오는 6~7월경 최종 합격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올 상반기 삼성그룹은 4000여명, LG그룹은 2000여명 등 대기업들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공채로 뽑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구본무 LG 회장이 우수한 연구개발(R&D) 인재를 찾기 위해 5년 연속 미국으로 날아갔다. 이날 LG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7개 계열사 경영진과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해 미주 지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나라 이공계 석·박사 과정 인재 300여명을 만나 회사 기술 혁신 현황과 R&D 인재 육성 계획 등을 소개했다. 구 회장은 2012년부터 5년째 빠짐없이 국내와 미국에서 열리는 LG 테크노 콘퍼런스에 참석해 R&D 인재들을 만나며 우수 인재 유치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김은기자 silver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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