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반논단] 더 이상 M&A심사 늦출이유 없어…급변하는 산업변화 적극 선도해야](http://contents.dt.co.kr/images/201604/2016040602102251747001[1].jpg "[찬반논단] 더 이상 M&A심사 늦출이유 없어…급변하는 산업변화 적극 선도해야")
이동통신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케이블TV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과의 인수합병 논란이 거세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이 진행중이다. 일부에선 "급변하는 산업 변화를 반영해 더이상 인수합병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방송통신 생태계의 비정상구조를 고착화시킬 우려가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다.
■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 찬성
작년 11월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계약이 발표된 지 벌써 5개월이 지났다. 발표 이후 국회의원 주관의 공청회를 시작으로 여러 기관에서 금번 인수합병(M&A)의 의미와 영향에 대해 의견 개진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그리고 통신과 방송사업자의 인수합병 심사를 주관하는 미래창조과학부도 이례적으로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의견수렴을 시행했으며, 자체적으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공청회를 2차례나 시행했다. 이전 M&A 심사의 경우 주로 사업자들의 의견을 비공식적으로 수렴해 판단했지만 이번에는 M&A의 결과가 이용자 편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 정부의 노력은 국내 M&A 심사절차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것으로 평가되며, 향후 M&A 심사의 교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정부 주관으로 치러진 두 차례의 전문가 토론회 이후에도 수 차례의 토론회가 있었다. 이들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을 보면 이전 토론회에서 나왔던 내용과 별반 차이가 없고, 이전 주장들의 반복에 불과했다. 그래서인지 공청회 열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더 이상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금번 인수합병과 관련된 각계의 의견과 핵심 쟁점들이 모두 드러났고, 이제는 모아진 의견들을 바탕으로 이용자와 방송통신의 산업발전 관점에서 판단할 시기가 다가왔음을 시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해관계자 및 이용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음에도 불구하고 금번 M&A에 대한 판단이 지연되면서 많은 억측들이 난무하는 등의 역효과들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M&A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합리적이고 새로운 사실이나 논리를 제시하지 않고 정부의 심사판단을 무조건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 주장의 근거로 외국에서는 인수합병 심사가 1년 이상 걸렸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제시하는 근거에는 1~2개월만에 심사를 완료한 사례들은 빠져 있다. 우리가 해외사례에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심사기간의 길이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와 심사 시 사용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평가방법론이 되어야 한다. 이미 핵심 쟁점들이 드러난 상황에서 이전 주장을 반복해 심사 일정을 지연시키는 것은 금번 M&A를 불허해야 할 근거가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실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금번 M&A와 관련하여 논쟁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동영상서비스의 강자인 넷플릭스는 200개 국가에서 벌써 7500만 가입자를 확보했다. 75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와 3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차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즉, 넷플릭스의 서비스는 더 이상 동영상 서비스에 머물지 않고 문화를 전세계에 공급하는 차원으로 업(業)의 본질이 달라지고 있다. 이게 금번 M&A가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다.
얼마 전에 있었던 구글의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알파고와 이세돌 9단 간 세기의 바둑대결은 많은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특히, ICT 분야만큼은 우리나라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세계의 ICT 강자들은 우리가 생각하지도 못한 방식으로 전 산업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 정책당국은 우리가 직면한 엄중한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해야 한다. 정부는 급변하는 산업 변화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신호창 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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