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탈퇴시 식별방법 제한적
게시물 삭제 처리기준도 모호
사업자에 일방적 책임 전가"
네이버·카카오·구글코리아 등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방통위 가이드라인' 수정 요구
게시물 삭제 처리기준도 모호
사업자에 일방적 책임 전가"
네이버·카카오·구글코리아 등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방통위 가이드라인' 수정 요구
정부가 인터넷에서 자기 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는 '한국판' 잊힐 권리를 오는 4월 중 시행한다고 밝히자, 인터넷 사업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사업자에 일방적 삭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며, 탈퇴한 이용자의 게시물을 삭제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도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SK컴즈, 구글코리아 등 국내외 포털사를 비롯한 인터넷 사업자들은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변경될 여지가 없다면, 업계의 목소리를 최대한 낼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4월 법인을 제외한 인터넷 이용자 누구나 인터넷 게시판 관리자에게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대해 접근배제(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업자는 접근배제 요청을 받은 즉시 본인 확인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요청 게시물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링크 삭제) 처리해야 한다.
방통위는 '잊힐 권리'의 원활한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기업협회 측은 "기본적으로 게시물 삭제에 대한 책임은 게시판 관리자에게 주어져야 하고, 삭제도 게시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시판 관리자와 게시글을 올린 당사자 간에 저작권법이나 민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정부가 또다른 사업자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란 주장이다.
이들은 또 삭제 요청 게시물을 찾는 것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탈퇴한 이용자의 경우에는 개인정보가 서버에서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삭제를 요청해도) 이용자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삭제 요청 게시글에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남겨놓은 경우에만 삭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시물 삭제 처리 기준도 모호하다는 게 사업자 측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의 불명확한 기준은 추후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자기 게시물 판단 시 유추 가능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 접근배제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방통위는 각계각층의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보완, 4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내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4월 시행 계획에 따라 사실상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완벽한 제도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가이드라인 형태로 이해 관계자들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운영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카카오, SK컴즈, 구글코리아 등 국내외 포털사를 비롯한 인터넷 사업자들은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인터넷 자기 게시물 접근배제요청권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들이 회원사로 있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변경될 여지가 없다면, 업계의 목소리를 최대한 낼 수 있도록 행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르면 오는 4월 법인을 제외한 인터넷 이용자 누구나 인터넷 게시판 관리자에게 자신이 올린 게시물에 대해 접근배제(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 사업자는 접근배제 요청을 받은 즉시 본인 확인 등의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요청 게시물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블라인드'(링크 삭제) 처리해야 한다.
방통위는 '잊힐 권리'의 원활한 도입을 위한 첫 단계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이번 가이드라인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터넷기업협회 측은 "기본적으로 게시물 삭제에 대한 책임은 게시판 관리자에게 주어져야 하고, 삭제도 게시판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게시판 관리자와 게시글을 올린 당사자 간에 저작권법이나 민법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데, 정부가 또다른 사업자 규제를 시행하겠다고 나선 것이란 주장이다.
이들은 또 삭제 요청 게시물을 찾는 것에 기술적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탈퇴한 이용자의 경우에는 개인정보가 서버에서 모두 사라지기 때문에 (삭제를 요청해도) 이용자를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삭제 요청 게시글에 자신을 식별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남겨놓은 경우에만 삭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시물 삭제 처리 기준도 모호하다는 게 사업자 측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털사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의 불명확한 기준은 추후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가이드라인에는 '자기 게시물 판단 시 유추 가능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게시물이 공익과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경우 접근배제요청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방통위는 각계각층의 의견수렴과 논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보완, 4월 중 시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가이드라인 내용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하지만, 4월 시행 계획에 따라 사실상 논의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방통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완벽한 제도를 시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가이드라인 형태로 이해 관계자들에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라며 "운영과정에서 문제가 있으면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채희기자 poof3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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